고씨는 일본내 유일한 4년제 만화학과인 교토 세이카대 만화학과를 졸업하고 그 곳에서 석사를 한 뒤 지난해 전임강사가 돼 1년간 일본 학생들을 가르쳤다. 또 교토 세이카대는 올해 한국으로 귀국하는 그에게 예외적으로 1년간 특임강사를 맡겼다.
그는 귀국 전 17일부터 25일까지 고베 학생청년센터에서 시사만화 개인전을 가졌으며 일본 현지 언론들이 모두 그의 전시 소식을 크게 다뤘다.
“일본 시사만화에는 없는 풍자와 독설이 엿보였기 때문일까요. 우리나라에선 시사만화하면 풍자가 기본인데, 일본 만화가들은 그저 현상을 나열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요.”
‘20세기로부터 받은 선물’이라 주제로 열린 이 전시에는 일본의 우경화 현상, 미얀마의 군사정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 등을 다룬 25점의 작품이 선보였다.
‘삼국인’이라는 만화에서는 한국 중국 대만인을 차별하는 ‘삼국인’ 발언을 한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 도지사가 ‘21세기 새로운 일본’ ‘국제화’ 등이 보이는 간판 아래에서 ‘삼국인 출입금지’라는 팻말을 들고 서있는 모습을 그렸다.
“20세기로부터 받지 말아야할 선물이라는 의미에서 이시하라 같은 일본의 시대착오적 인물들을 풍자한 것이지요.”
그는 한국에서의 활동에 대해 “‘차별’이란 주제로 시사만화를 그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일본 못지않게 외국인, 특히 동남아인들에게 배타적입니다. 또 지역 차별이나 여성 차별도 심하고요.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지 못하는 모든 차별에 대해 펜을 들이댈 생각입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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