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고종수에게 뭔가가 사라졌다는데..."

  • 입력 2001년 1월 4일 14시 28분


고종수의 전매특허가 사라졌다.

물론 세계 올스타들과 갖는 친선경기이기 때문에 경기의 중요성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3일 요코하마 경기장에서 보여준 고종수의 모습은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앙팡테리블 고종수!

천재 미드필드이기 이전에 항상 화려한 공중제비돌기라는 골세러머니를 보여주던 그.

한데 이번 경기에서는 절묘한 프리킥을 성공시키고도 그저 동료들에게 싸여 축하를 받는 정도로 세러머니를 끝냈다.

생각같아서는 온세계 축구팬과 일본의 축구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종수의 특기인 공중제비돌기를 연출했다면 보다 확실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었을텐데, 이상하게도 고종수는 침착했다.

그렇다고 경기를 이끌어나가는 플레이메이커로서 시끄러울 정도로 소리를 질러가며 팀을 이끌어 가는 모습을 보여 준 것도 아니다.

자신이 패스한 볼을 소화하지 못하는 공격수에게도 가벼운 미소로 이해를 해주는 분위기였고 경기도중 동료들에게 할 수 있는 요구사항도 되도록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세계적인 스타들과의 경기라서 주눅이 들었기 때문일까?

앙숙관계에 있던 일본선수들과의 불편함때문일까?

누가봐도 이런 이유로 고종수의 태도가 변한 것은 아니다.

친선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전력을 다한 양팀 선수들의 태도에서 볼 수 있었듯이 고종수는 긴장하고 있었고 침착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한동안 국가대표에서조차 탈락해 있었고 미완의 천재에서 게으른 천재로 전락할 위기에서 히딩크 감독을 만나 새출발을 하게 될 고종수.

그의 눈빛에서는 심기일전의 의지가 역력했다.

그런 의지가 친선경기를 치열한 접전으로 만들어 갔고 평소에 갖고 있던 여유마저 빼앗아갔다.

팬들에게는 고종수의 공중제비돌기를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고종수 자신에게는 의미있는 자제였다.

하지만 언젠가는 허공을 가르고 있는 고종수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

완성된 천재의 모습을 지닌 고종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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