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라티21]유럽최대 미디어업체 베르텔스만 회장

  • 입력 2000년 11월 26일 18시 10분


유럽 최대의 미디어업체인 베르텔스만을 이끄는 토마스 미델호프 회장은 모든 미디어와 콘텐츠가 디지털화 온라인화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의 믿음은 신앙에 가깝다.

미델호프 회장이 음반업체의 집중 공격에 시달리는 냅스터의 숀 패닝과 손을 잡은 것도 이 같은 신념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19세에 불과한 숀 패닝과 뉴욕 어섹스하우스호텔에서 포옹했다. 냅스터에 대한 저작권 소송취하는 물론 제휴까지 하겠다고 발표했다. 미디어업계에서 보면 ‘배반행위’였다.

음반업계는 냅스터를 불법 해적 사이트로 보고 있다. 따라서 그날 음반 메이저들이 받은 충격은 가히 상상할 만하다.

미델호프 회장은 5000만달러를 들여 냅스터를 모든 미디어 콘텐츠를 교환하는 디지털자료 내려받기(다운로딩) 서비스의 중심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대신 무료였던 냅스터를 월정액을 받는 유료사이트로 전환할 방침이다. 그간 음반업계의 수익을 갉아먹던 도둑을 아예 문지기로 만들어 네티즌들로부터 콘텐츠 교환에 따른 입장료를 받겠다는 심산이다.

미델호프는 더 나아가 여타 음반 메이저들에게도 냅스터와의 제휴를 권고하고 나섰다. 그의 야심은 단지 수익을 올리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인터넷을 통한 콘텐츠 시장에서 주도권을 장악한다는 데 있다.

미델호프의 전략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우선 여타 메이저들이 냅스터와의 소송을 취하하고 손을 잡는다는 보장이 없다. 냅스터가 소송에서 패할 경우 막대한 손해배상금을 물어야 한다. 또한 BMG의 회장과 사장이 냅스터와의 제휴에 반발해 회사를 떠나는 등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다.

94년 AOL의 지분 5%를 비교적 싸게(5000만달러) 인수, 상황 판단력과 투자 기회 포착 능력을 인정받은 미델호프 회장. 그가 출판 음반 TV 부문에 걸쳐 형성된 자신의 거대한 미디어 제국을 디지털화하는 모습을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

조성우(와이즈인포넷연구위원) dangun33@wiseinfo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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