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 칼럼]"돈많은 부자는 역시 다르군"

  • 입력 2000년 8월 29일 14시 13분


부자구단 삼성이 전 소속였던 박충식(해태)에게 수술비를 반납하라고 강요해 파문이 일고 있다.

보통 선수들의 수술비는 구단에서 부담하는게 관례. 박충식도 삼성 소속이던 작년 12월 미국 LA에서 팔꿈치 인대 이식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직후 삼성은 박충식을 보호선수에서 제외시켜 해태로 트레이드시켰다.

사건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박충식이 귀국하자마자 삼성은 약간의 위로금을 건넨뒤 곧바로 수술에 들어간 2만달러중 절반을 반납하라고 지시했다.

수술을 시킨뒤 다른팀에서 뛰게 되자 본전 생각이 난 셈. 그간 다른 선수들이 전액 구단 부담으로 수술을 받고 본인도 98년 구단 부담으로 어깨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박충식은 황당해졌다.

자존심이 상한 박충식은 위로금 수령을 거부하고 수술비도 반납하지 않았다.

이후 잠잠하던 삼성은 박충식이 해태와 연봉 계약을 끝내자마자 다시 전화를 걸어 수술비를 빨리 반납하라고 강용했다. 이때 감정이 상한 양측은 “법대로하자”며 심하게 말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승과 선수 보강을 위해서는 수십억원을 쏟아붓는 삼성이 팀을 떠난 선수에게 들어간 단돈 1,000만원이 아까워 추악한 감정 싸움을 벌인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삼성 모코치는 “구단에 배신감을 느낀다. 다른 사람도 아닌 박충식에게는 그럴 수 없다”며 삼성 구단의 처사를 원망하기도 했다.

90년대 중반 삼성 마운드의 기둥으로 활약하며 선발,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혹사한 끝에 어깨와 팔꿈치에 두차례나 칼을 댔던 박충식. 정말 삼성에 배신감을 느낄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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