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추천 새책]이진경 著 '철학의 모험'

  • 입력 2000년 8월 24일 10시 27분


▼'철학의 모험' 이진경 지음/푸른숲 펴냄/400쪽 1만2000원▼

1993년 이진경이 펴낸 두 권의 철학입문서 '상식속의 철학, 상식밖의 철학' '논리속의 철학, 논리 밖의 철학'은 그 당시로서는 놀랄만한 시도였다. 먼지 풀풀 나는 서랍속의 철학책을 시끌벅적한 저자거리로 던져버렸다고나 할까? 철학마저도 외우려 들었던, 아니 그렇게 교육받는 것이 오히려 더 편했던 시절, 이진경은 '스스로 철학하기' 라는 화두를 던지며, 재미있는 철학, 경쾌한 철학, 논쟁의 철학이라는 새로운 작업을 시도했다.

근간 '철학의 모험'은 93년에 발간된 두 권을 8년만에 대폭 개정해 한권으로 묶은 것. 책의 절반분량인 1,2부는 다시 썼고, 4부의 마르크스와 니체부분도 새롭게 집필했으니, 사실 거의 책 한권을 다시 쓴 셈이다.

이 책의 핵심은 '스스로 철학하기'. 자기머리로 철학하기란 철학자의 사유나 개념에 얽매이기보다는 개념의 용법을 익히는 것이다. 이에 가까이 가는 방법으로 저자는 논쟁이라는 형식을 채택했고, '논쟁은 딱딱하다'는 편견을 뒤집어버리는 상상력과 탄탄한 구성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장자, 데카르트, 스피노자, 사르트르가 염라국에서 만나 장자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근대철학을 놓고 토론을 벌인다거나(1부), 칸트의 제자가 '스스로 생각하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 칸트, 헤겔, 마르크스 등의 철학자들을 만나 의견을 구한다(3부)는 식의 '독특한 구성'이 '그만의 철학방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저자 이진경은 80년대 학계에 불어닥친 '사회구성체 논쟁'으로 잘 알려진 인물. 1963년 서울 태생,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시립대 성공회대 강사, '진보평론'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철학은 자명한 것에 대해 의심하는 것, 당연시된 세상을 괄호속에 묶어 놓고 질문하는 것" 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최용석<동아닷컴 기자>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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