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핫이슈]중국 정보통신시장의 허실

  • 입력 2000년 7월 16일 19시 44분


정보통신 관련 벤처업체들의 중국진출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어디에서도 승전보는 들리지 않는다. 떠나간 업체는 많지만 돈을 벌었다는 얘기는 거의 들을 수가 없다.

왜 그럴까? 전문가들은 각기 이런저런 이유를 지적한다. 하지만 모두가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한국벤처들의 ‘묻지마’ 혹은 ‘막가파’식 투자행태다. 진출기업들이 믿는 것은 오로지 11억 인구를 바탕으로 한 중국의 잠재성뿐인 경우가 허다하다. “설마” 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사실이 그렇다.

중국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벤처기업의 사장들이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을 모르는 일이 허다하다. 지금 중국의 정보통신시장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형성돼 있고, 어떤 사업을 해야 돈이 되고, 누구와 손잡아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달 1일 중국 상하이에서 한중 IT업체들과 벤처캐피털업체 11개사가 모여 중국진출 관련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에 참석한 중국 호서벤처투자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대기업들도 중국시장 진출에 신중을 기하는 상황”이라며 “한국의 중소업체들이 시장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중국에 진출한다고 하니 성공여부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중국에도 인터넷 바람이 불고 있긴 하다. 하지만 정부당국의 규제가 심하고 수익이 오를 때쯤 세금이나 규정을 트집잡아 외국업체에 불이익을 주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중국전문가들은 지금 방식으로 벤처업체들이 중국에 진출한다면 현지에서의 생존확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호기롭게 중국진출을 외치지만 ‘백전백패’가 눈앞에 뻔히 보인다는 말이다 지금 벤처업체들의 행태는 한중수교가 이뤄진 90년대초 한국의 굴뚝기업들이 차이나드림을 꿈꾸며 뒤질세라 중국땅을 밟았던 때와 다를 게 없는 것 같다.

<신일섭 동아닷컴기자>sis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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