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독자의 경험담]"아낌없는 부모사랑 느꼈어요"

  • 입력 2000년 3월 6일 19시 29분


▽결혼한 지 1년8개월째인 29세 주부입니다. 전 장녀이고 여동생이 둘, 남동생이 하나여서 늘 “혼수 많이 해오라는 집은 아무리 좋은 남자라도 시집안가”라고 입버릇처럼 말했어요.

그런데 막상 결혼을 앞두고 보니 사정이 달라지더군요. 자정을 넘겨 퇴근하는 일이 잦아 혼수준비는 부모님이 하셨어요. 엄마는 “오늘 산 물건이야”하며 값비싼 물건을 보여주셨죠. “이걸 보니까 다른 건 눈에 안들어오더라”하시면서…. 그러다보니 예산을 많이 초과했고 동생들은 제게 이전과 얘기가 틀리지 않느냐며 따졌어요.

아무튼 결혼을 했고 몇 개월이 흐른 어느날 이모는 제가 몰랐던 사연들을 들려주더군요. 시댁에 예단으로 보낼 돈 때문에 엄마 아빠가 다툰 일, 혼수 준비로 예금을 해약한 것 등등. 부모의 사랑이 어떤 건지 다시 한 번 느꼈지요.(ID jini1027)

▽결혼한 지 4개월됩니다. 스물여덟살까지 엄마와 단 둘이 살았는데 지금도 함께 살아요. 엄마는 나이찬 딸이 시집가지 않는다고 안절부절 못하셨지요. 그런데 정작 신랑감을 인사시키자 엄마는 제게 ‘시집살이’를 시키기 시작했어요.

결혼한 뒤에도 달라지지 않고 작은 일에도 심술(?)을 부리십니다. 제 옷을 사면 “왜 내 건 없냐”고 화를 내지요. 남편과의 외식은 꿈도 못꾸고 신랑이 먹고 싶어하는 것도 못해줍니다.

엄마 때문에 이혼하지는 않을까, 남편 때문에 엄마랑 인연을 끊는 건 아닐까 걱정입니다. 때론 모든 걸 벗어버리고 사라지고 싶을 정도예요.(ID 비닐우산)

※다음 이야기는 ‘딸의 취업과 사회생활’입니다. 엄마의 뒷바라지와 기대, 그리고 딸이 펼친 새로운 세상 등 다양한 사연의 참여(kjk9@donga.com)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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