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어제오늘]구파발, 조선시대 통신 요충지

  • 입력 1997년 11월 3일 07시 34분


서울 은평구 구파발(舊把撥)은 지명 그대로 옛날 파발이 있었던 곳. 말죽거리와 함께 서울에서 파발제도의 흔적을 보여주는 지명이다. 파발이란 변서(邊書·변방으로 가는 공문서)를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해 중간중간에 설치해 놓은 일종의 우편역. 신라시대에는 통신과 수송기능까지 맡았으나 조선 선조 때 통신위주로 바뀌었다. 파발은 말을 타고 통신문을 운송하는 기발(騎撥)과 사람이 전달하는 보발(步撥)이 있었다. 기발은 25리마다 역을 설치, 갈아탈 수 있는 말 5필 정도를 길렀으며 보발은 30리마다 두어 군정들이 문서를 전달했다. 한양의 관문지역인 구파발은 주막과 대장간이 많아 조선시대 크게 번성했으나 유적들이 없어 파발이 있었던 정확한 위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지금도 구파발은 교통의 요충지다. 통일로를 따라 벽제 문산 임진각으로 이어지며 일산신도시 개발로 일산까지 시원하게 길이 뚫렸다. 또 장흥 송추 등 근교 유원지와 북한산으로 가는 길목이어서 주말이면 나들이객들로 붐비고 있다. 지난해 일산선이 뚫리기 전까지만 해도 지하철3호선의 종점이어서 고양 일산 방면 승객들이 많이 몰려 선술집도 제법 많았고 총알택시도 성업했다. 은평구는 지난해부터 이곳에서 파발제를 열어 기발과 보발 등 변방으로 파발문을 보내는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윤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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