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질문/스케치]고성-욕설 난무…분위기 험악

  • 입력 1997년 10월 24일 20시 54분


24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신한국당과 국민회의 의원들은 상대 후보에 대한 흠집내기나 검찰의 비자금 수사여부 등을 놓고 고성과 욕설을 주고 받아 한차례 정회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정회소동의 발단은 첫 질문자로 나선 신한국당 이규택(李揆澤)의원이 시종일관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를 비난하면서 비롯됐다. 이의원이 「DJP연합」을 권력나눠먹기로 비하한데 이어 김총재의 비자금 의혹과 병역기피 의혹 등을 들고나오자 국민회의측 의석에서 『변절자는 역시 다르구만』 『저런 자가 국회의원이냐』는 등 야유가 터져나왔다. 또 이의원이 『김총재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무사히 임기를 마칠 수 있을지 국민은 극도로 불안해 하고 있다』며 김총재의 건강문제를 거론하자 김옥두(金玉斗) 남궁진(南宮鎭)의원 등이 단상으로 몰려가 김수한(金守漢)의장에게 항의했다.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총무는 의사진행발언을 요구, 『이의원의 발언은 유력한 야당의 대선후보에 대한 인신공격과 욕설로 가득찼다』며 『국회의장은 이같은 발언을 마땅히 제지했어야 했다』고 주장한 뒤 정회를 요구했다. 김의장은 정회를 한뒤 3당 총무 협의를 거쳐 본회의를 속개하면서 『원만한 진행을 위해 각 당이 절도를 지키도록 하고 이를 위해 교섭단체 대표가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해 여야 격돌은 가까스로 진정됐다. ○…이날 오전 신한국당에서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정치혁신 지지대회」가 열린 때문인지 신한국당 의석은 30∼40명의 의원만 자리를 지켰다. 자리를 비운 의원들이 대부분 주류측 의원들이어서 국민회의측이 이회창총재를 비난하는 발언을 해도 치열한 「단하(壇下)공방」은 벌어지지 않았다. 국민회의 이해찬(李海瓚)의원이 「이회창의원과 그 주변의 몇몇 철부지들」이라는 표현을 썼는데도 이총재 비서실장 출신의 하순봉(河舜鳳)의원만 『무슨 소리냐』고 항의한 정도였다. 그러나 오후에는 신한국당도 다소 공세적으로 나왔다. 김종구(金鍾求)법무부장관이 김총재 비자금 수사유보에 대해 『국론 분열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답변하자 『답변 똑바로 해』 『무슨 해괴한 논리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또 신한국당 안상수(安商守)의원이 『국민회의가 사전에 검찰수사 유보를 통보받은게 아니냐. 검찰이 언제부터 국민의 검찰이 아니라 국민회의의 검찰이 됐느냐』고 따진데 대해 국민회의측이 『똑바로 알고 얘기해』라고 고함치자 그는 국민회의측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저런 저질 국회의원이 있으니 국회가 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맞대꾸했다. 〈정용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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