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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작가/화가 황우철]일상으로 돌아와「삶」그린다

입력 1997-10-13 08:04업데이트 2009-09-2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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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병장」. 불의에 항거하여 분연히 일어난 용기. 그러나 세월의 흐름에 밀려 패배한 비극. 화가 황우철씨(34)는 80년대말 「의병장」시리즈를 그렸다. 『신문 한귀퉁이에 실린 어느 구한말 의병장기사에서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그는 선비의 이름은 잊혀지고 처절한 싸움도 스쳐 지나는 작은 이야기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보았다. 「의병장」그림은 세상의 이같은 태도에 대한 분노를 나타낸 것이었다. 서울대 미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황씨는 88년 뉴욕 프랫미술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나면서 「개」에 그리기 시작했다. 『미국은 한국과 달랐습니다. 정치에 대한 관심보다는 개인에 대한 관심이 앞서더군요. 10여년동안 한국사회현실에 대한 느낌을 담은 내 그림이 세계적으로 보면 얼마나 미학적 관심을 끌지 회의가 들었습니다』. 그는 90년 뉴욕 에이리얼 갤러리 20인그룹전 국제경쟁상을 수상하는 등 작업에 몰두했지만 내면의 갈등으로 인한 번민은 스스로를 「개」로 비유할 정도로 혹심했다. 『잠시다니던 직장일로 중국을 다녀온뒤 시각이 바뀌었습니다. 가난하지만 순박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산다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했습니다』 이후 그는 정치적인 「발언」이나 「신념」보다는 개인적인 삶에 관심을 갖기로 했다. 그의 그림은 밝아졌다. 지난해말 귀국한 그는 4월 문예진흥원미술회관 개인전 등 올해만 6번의 전시회에 출품했다. 그는 추상화를 연상시키는 굵은 선과 두터운 물감속에 단순한 형태와 글씨를 숨겨 놓고 다양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최근에는 산수화 사군자 등의 이미지를 이용한 작품과 선풍기 비디오테이프내용 등 개인의 일상에서 얻은 모티브를 사용하고 있다. 평론가 심상용씨는 『그는 일기, 고백의 장으로써 그림을 그리며 자신의 삶에 하나의 역사성을 부여한다』고 평했다. 〈이원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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