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블랙박스]동갑 이미연-이영애 주량서 연기까지 '라이벌'

  • 입력 2001년 7월 2일 18시 47분


최근 두 명의 여배우가 영화, 드라마, 음반, CF를 아우르며 눈부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주인공은 이미연과 이영애다.

1971년 생으로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여러 가지로 공통점이 많다. 우선 데뷔작이 초콜릿 광고다. 이미연은 1987년 미스 롯데로 뽑히면서 ‘가나 초콜릿’ 모델로 출발했고, 이영애는 유덕화가 출연했던 ‘투유 초콜릿’ 모델로 데뷔했다.

이후로 두 사람은 인기 여배우들의 필수 코스인 화장품과 의류 광고는 물론이고, 요즘은 냉장고와 주류 등에서 정면 대결을 하고 있다.

둘 다 가수는 아니지만 음반업계에 돌풍을 몰고 온 주역이기도 하다. 이미연이 편집음반인 ‘연가’의 모델로 나서 160만 장의 대박을 터트리자, 이영애가 곧바로 유사한 편집음반 ‘애수’의 모델로 나와 역시 히트를 쳤다. 뮤직비디오는 반대로 이영애가 먼저 조성모의 ‘가시나무’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뒤 이미연이 조성모의 ‘다음 사람에게는’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다.

이미연은 지난해 영화 ‘물고기자리’로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인디언썸머’ ‘흑수선’의 주연을 맡으며 전성기를 맡고 있고, 이영애도 지난해 ‘공동 경비구역 JSA’의 성공이후 ‘선물’ ‘봄날은 간다’로 충무로 여왕자리를 넘보고 있다.

두 사람 다 서슴없이 자신을 ‘탤런트’ 가 아닌 ‘배우’라고 부르는 영화 예찬론자들이다. 여성스러운 외모이지만 실제로는 둘 다 무척 소탈하고 시원한 성격의 소유자다.

주량에 있어서도 맞대결을 펼치면 호각지세가 예상될 정도로 만만치 않은 주당들이고, 약속에 대한 정확성에서부터 연기에 대한 한없는 욕심까지 두 사람은 여러 가지 면에서 유사한 점이 많다.

그렇다면 두 사람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두 사람 모두 정장을 빼 입으면 눈부시지만, 평상시에는 이미연이 털털한 바지 스타일이고 이영애는 여성스런 스커트를 즐겨 입는 스타일이다. 이미연은 친해지면 남자들한테 ‘형’ 이라고 부르며 편하게 대하지만, 이영애는 친해져도 항상 상냥한 말투로 예의를 차린다. 이미연은 긴 생머리가 어울리고 이영애는 커트머리가 매력적이다.

이미연은 1989년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로 충무로에 입성, 시작부터 대박의 맛을 봤지만 TV드라마로는 하이틴 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나무’ 이후로는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영애는 ‘파파’ ‘의가 형제’ ‘로맨스’ ‘불꽃’ 등 TV드라마의 히트행진으로 방송 3사에서 주는 연기상을 두루 석권했지만 영화는 데뷔작 ‘인샬라’의 흥행부진으로 한동안 고전했다.

하지만 이미연의 주무대였던 영화판에서 이영애가 ‘JSA’로 대박을 터트리자 이미연은 이영애의 주무대였던 TV에서 ‘명성황후’로 빛을 보고 있다.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각자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들의 선의의 경쟁을 지켜보면서 문득 ‘한 영화에서 이 두 여배우를 동시에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재미있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아마 ‘불꽃’이 튀며 ‘인디언 썸머’처럼 후끈후끈할 것이다.

<김영찬·시나리오작가> nkjak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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