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읽기]K2 주말극 '사랑하세요?' 개성연기 "히트 조짐"

  • 입력 1999년 11월 29일 19시 13분


KBS2 TV 새 주말드라마 ‘사랑하세요?’(토일 밤8·00)가 다른 드라마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주연급들의 개성 연기로 히트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방영 2주만에 평균 시청률도 20%를 넘었다.

이 드라마는 헝그리 복서와 외과의사라는 전혀 다른 길을 걷는 형제(최수종, 김민종 분)를 중심으로 순수한 마음의 간호사(이승연 분)와 엘리트 의사(추상미 분)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 나간다.

‘첫사랑’에서 신분 때문에 사랑을 잃고 방황했던 최수종(상현 역)은 ‘사랑하세요?’ 에서는 더이상 그리 쉽게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 마음에 품고 있던 연인 은혜(이승연 분)가 동생 상진(김민종 분)과 밤거리에서 키스하는 것을 목격하고서도 철부지 같은 눈물로 시청자를 끌려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무 것도 모르는 듯이 부엌에서 콧노래를 부르며 계란전을 부치는 장면으로 ‘비극’을 암시한다.

운전면허 불법취득 파문 후 1년 반 만에 방송에 복귀한 이승연은 분명 성숙해 보인다. 상진의 도움으로 병원에 취직한 그의 눈에는 100%의 기쁨보다는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 오히려 발견된다. 이전 같으면 희희낙락했을 그였다. 실제 연인사이인 것으로 알려진 김민종도 꽤 감정을 추스리고 있다.

물론 ‘사랑하세요?’에는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KBS 인기 주말드라마의 공식을 지나치게 충실히 답습했다는 점. 마치 97년 최고의 히트작 ‘첫사랑’과 94년 ‘젊은이의 양지’의 99년 판을 보는 듯 배경이 너무 칙칙하다.

‘첫사랑’의 주연이었던 최수종과 이승연이 다시 주연을 맡은 것이나 신분의 격차를 극단적으로 벌여놓고 다시 이를 좁혀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남녀 간의 감정을 드라마의 ‘동력’으로 삼은 것도 두 전작(前作)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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