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세이/김지석]빌 게이츠의 고민 “新에너지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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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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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러울 것 없는 성공을 거둔 뒤 은퇴한 혁신적인 기업가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채드 홀리데이 전 듀폰 회장이 최근 워싱턴포스트에 공동으로 기고한 글에 따르면 이들의 고민은 바로 미국의 에너지 문제이다.

이들은 이 글에서 애플, 구글 등 혁신적인 기업을 탄생시킨 미국이 정작 국가의 미래와 안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에너지 기술에는 충분한 투자를 하고 있지 않다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은 계속되는 석유 수입으로 인해 국가 부채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에너지를 다량 소비해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또 장기적으로 식량 상황을 악화시키고 생태계 전체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는 과학자들의 경고에 직면해 있다.

그럼에도 현재 미국 정부가 에너지 기술에 투자하고 있는 자금은 연간 약 30억 달러(약 3조5970억 원)에 그친다. 의료기술 투자의 10분의 1 수준이다. 군사기술 투자와 비교하면 27분의 1에 그칠 정도로 소극적이다.

게이츠 회장은 정부가 에너지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하는 이유로 세 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 에너지와 기후변화는 국가 안보, 경제 건전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기업이 뛰어들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둘째, 에너지 기술 개발은 수십억 달러 단위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동시에 실패 확률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셋째, 초기 투자비용을 회수하는 데 수십 년이 걸려 일반 기업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게이츠 회장은 이를 실천하기 위한 좀 더 구체적인 정책 제언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것이라고 한다. 한국 국민들도 이러한 에너지 문제 고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에너지와 환경 문제는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이슈다. 게이츠 회장의 이런 도전이 월드컵만큼이나 세계의 관심을 받아야 하는 것은 그 누구도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김지석 주한 영국대사관 선임기후변화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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