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Before&After]환경-습관 바꿔 아토피 치료

  • 입력 2007년 12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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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땀이 끈적끈적 나면 나는 대로 피부에 피가 맺히도록 벅벅 긁어 대는 게 아토피 피부염이다.

유아 때 앓는 아토피는 성인이 되면 저절로 낫기도 하지만 성인이 돼도 아토피를 달고 산다면 골칫거리를 넘어 때로 생계를 위협하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사는 이병훈(40) 씨가 그랬다.

20대 초반에 들어서면서 아토피가 생기기 시작한 이 씨는 20년 가까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피부가 허물처럼 벗겨지면서 대외활동에 지장이 생겼고 5월엔 다니던 직장마저 휴직해야 했다.

그러던 이 씨는 환경과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증상이 완화돼 8월 직장으로 복귀했다.

이 씨가 시도한 환경 및 생활습관 개선 방법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을 잘 모르는 경우 따라 해 보면 좋다는 게 서울피부과 김준협 원장의 말이다.》

피톤치드로 진드기 잡고 야채 위주 식사… 허물과 이별

○ 병원, 한약방, 민간요법…모든 걸 동원했다

이 씨가 이상한 증상을 느낀 건 1989년 여름부터다. 가을 겨울이 되면서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얼굴이 가려워지는 날이 잦았다. 이럴 때 거울을 보면 피부에 진물이 살짝 잡혀 있었다. 동네 약국에서 피부염에 바르는 연고를 사서 바르면 금세 사라지다가 얼마 뒤 다시 나기를 몇 년째 반복했다.

계속 연고에만 의존할 순 없다고 생각한 게 1990년대 후반. 당시 한 경제연구소에 있다가 외국계 생명보험회사로 이직하면서 스트레스가 심해져 그런지 피부 상태가 더 나빠졌고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병원에서는 “아토피에는 마땅한 약이 없다”며 가려울 때마다 먹으라고 항히스타민제를 처방해 줬다. 올리브오일이 주재료인 약을 몸에 바르라고 해서 가져왔지만 효과는 일시적일 뿐 점점 증세가 심해졌다. 처음에 얼굴에만 진물이 나다가 목, 등으로 번졌다.

이 씨는 한약방에 가서 진단받아 한약을 먹기도 했지만 증세는 어김없이 재발됐다. 주변에서 좋다고 하는 민간요법도 다 동원해 봤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 3월 이 씨는 온몸이 허물처럼 벗겨지고 말았다. 회사에서 직급을 바꾸는 문제로 큰 스트레스를 받던 중이었다. 영업직이라 사람들을 자주 만나야 했던 이 씨는 직업을 유지할 수 없었다.

○ 아토피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

휴직과 더불어 이 씨는 평소 회사를 다닐 때는 시도할 수 없었던 환경 및 생활습관 개선에 착수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이 이사였다. 반 지하에 살던 이 씨는 습기를 좋아하며 베개나 이불에 서식하면서 아토피를 일으킨다는 집 먼지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일단 햇볕이 잘 드는 연립주택의 2층으로 집을 옮겼다.

또 말은 자주 들었지만 바빠서 하기 힘들었던 베개 및 이불 빨래, 햇볕에 말리기를 실천했다. 이것뿐이 아니었다.

나무에서 발산돼 해충과 곰팡이를 죽이는 효과가 있다는 피톤치드를 집안으로 끌어들였다. 피톤치드 향이 함유된 스프레이를 구입해 장롱, 침대, 베개에 집중적으로 뿌렸다. 피톤치드 향이 나오는 방향제를 구입했고, 피톤치드가 어느 나무보다 많이 나오고 항균력이 우수하다는 국산 편백나무를 화분에 담아 키우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그 좋아하던 돼지고기와 튀긴 음식을 끊었다. 평소 좋아하던 음식을 멀리하는 건 쉽지 않았지만 독한 마음을 먹어야 했다. 대신 채소, 과일, 생식을 즐겨 먹으며 비타민C를 충분히 섭취했다. 물론 가려움증을 완화하는 항히스타민제도 꾸준히 복용했다.

이 씨는 어느 순간 온몸을 덮었던 허물이 사라진 걸 알게 됐다. 8월 회사에 복귀한 이 씨는 “스트레스도 아토피의 주요 원인이라고 하니 회사 일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 씨 노력은 정답

서울피부과 김 원장은 “이 씨가 시도한 방법들은 모두 아토피 치료에 좋은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튀긴 음식이나 돼지고기처럼 기름진 음식은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히스타민 분비를 촉진시켜 아토피가 없는 사람에게도 가려움증을 일으킨다는 것. 따라서 급성 두드러기가 있거나 알레르기성 두드러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음식을 피하는 게 좋다.

피톤치드를 늘리고 이불을 말리는 등의 노력으로 집먼지 진드기를 감소시키면 아토피의 원인 물질을 없앨 수 있다는 것. 특히 이불을 말릴 때는 햇볕에 말린 뒤 몽둥이 같은 걸로 터는 게 좋다.

비누도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게 좋다. 김 원장은 산성이나 알칼리성이 아닌 중성 비누를 쓰면 좋지만 시중에 나온 중성 비누는 사실 중성이 아니기 쉽다고 했다. 집에서 만드는 비누도 마찬가지라는 것.

중성 비누를 쓰는 노력 대신 비누를 잘 쓰면 된다고 했다. 비누를 쓸 때는 일반 수돗물보다는 연수기를 설치해서 연수에 오래오래 헹구고, 때 타월로 자극을 주지 말라는 게 김 원장의 조언이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 한방 칼럼▼

천연 약재 이용한 ‘생약효소’ 부작용-중독 없어 장점

요즘처럼 춥고 건조한 계절에는 각종 호흡기질환이 기승을 부린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겨울이 괴로운 질환이 있다. 찬 바람만 불면 증세가 심해지는 건선과 아토피 피부염이다.

건선은 피부가 건조해 각질이 생기는 만성피부질환이다. 주로 팔꿈치나 무릎 등 외부의 자극을 받기 쉬운 부위에 생기며 심한 경우 전신에 퍼지기도 한다. 가려움증이나 따가움 같은 증세는 없지만 미관상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날이 춥고 건조해지는 겨울철에는 증상이 더욱 심각해진다.

아토피 피부염은 이미 연령이나 성을 가리지 않고 발병하는 대표적인 ‘사회 질환’으로 자리 잡았다. 낮밤을 가리지 않고 엄습하는 가려움증으로 학업이나 업무에 지장을 준다. 기나긴 겨울밤은 아토피 환자들에게는 ‘불면의 밤’이다.

한방에서는 건선과 아토피를 단순히 피부질환이 아닌 인체 오장육부의 건강상태와 밀접히 관련된 전신성 질환으로 인식한다. 폐, 간, 대장, 소장 등에 열이 많으면 혈액순환 장애가 일어나고 그로 인해 인체에 독이 쌓여 피부로 증상이 나타난다고 본다.

치료에는 한약재로 만든 생약효소 치료법이 효과적이다. 염증을 완화하는 데 효능이 뛰어난 치자, 열을 내리고 땀을 배출케 하는 부평, 가려움증을 다스리는 창이자, 녹용, 황련 등 20여 가지 약재의 수액을 6개월∼2년간 발효시켜 효소화한 액체형 치료제다.

건선이나 아토피가 생긴 부위에 바르면 각질과 가려움증이 점차 사라진다. 연한 황갈색을 띠고 있으며 숙성 때문에 약간의 알코올 냄새가 나지만 일단 바르면 냄새나 색깔이 거의 없어진다. 스킨 타입이라 번들거림이나 옷에 묻을 걱정도 없다. 이 생약효소는 피부 표피와 혈관을 강화하고 피부 자체의 저항력도 높여 2차 감염을 막아줄 뿐 아니라 천연 약재를 이용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사용해도 부작용과 중독의 위험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환자의 증세가 가벼우면 생약효소만으로도 치료가 되지만 증세가 심하면 오장육부의 기능을 보강하고 열을 내려주는 탕약을 겸해서 먹는 게 효과적이다. 처음에 생약효소를 발라 일차적인 증상을 완화시키고, 그 다음엔 탕약을 먹어 내부적인 원인을 제거한 후, 마지막으로 다시 생약효소를 발라 재발을 막는 3단계 치료법이다. 이 3단계 치료법을 적용하면 대개 2∼3개월 내에 만족할만한 효과를 얻는다.

배철우 약손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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