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좋아지는 수면]코골이 갑자기 줄었어?

  • 입력 2008년 7월 7일 02시 59분


최근 미국수면학회에 참가한 후 귀국해 보니 경찰서로부터 한 통의 공문이 와 있었다. 2월 중순 우리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적이 있는 40대 남성의 사망 원인과 관련해 도움을 요청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남성은 최근 술을 마시고 집에서 잠을 자다 사망했는데 부검을 해도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 환자의 차트를 검토해 보니 코를 골며 자는 도중 여러 차례 숨을 멈추는 증상이 있었고 이를 걱정하는 아내의 권유로 수면전문병원을 방문했다. 코골이로 수면클리닉을 방문하는 환자들은 대부분 코골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코골이에 동반되는 수면무호흡증의 위험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수면 중에 기도를 유지하는 근육의 힘이 빠지면 숨길이 좁아지고 통과하는 기류의 마찰로 코골이가 생긴다.

코골이만 있는 경우에는 코골이 소리가 계속 이어진다. 옆으로 돌아누우면 코골이가 줄어들기도 한다. 그러나 코골이가 있다가 자세 변화가 없는데도 코골이 소리가 갑자기 없어진다면 수면무호흡증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대개 10초 이상 코골이 소리가 없다가 다시 이어진다면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났다가 끝나면서 다시 코골이가 나타나는 것이다.

코골이가 있던 사람이 갑자기 “코골이가 줄어들었다”고 자랑하는 경우가 있는데 수면무호흡이 늘어나면서 호흡기류 자체가 없어져 코골이가 덜 나타나는 것일 수 있다. 즉, 더욱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코골이에 동반되는 수면무호흡증은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 성인병과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의료 선진국에서는 수면무호흡증을 적극적으로 검진하고 치료하고 있다.

주위에 코를 고는 사람이 있다면 계속 코를 고는지, 중간에 멈추는 경우가 있는지를 잘 살펴보고 이야기해 줘야 한다. 잠을 자는 사람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기 어렵다.

신홍범 의학박사·국제수면전문의 www.komok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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