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지반운동 아직 활발… 原電안전 재조사 필요

  • 입력 2004년 6월 28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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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와 독도 등 동해지역에서 지반(地盤) 융기(솟음)가 지금도 진행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독도 주변 바다에는 동해의 수온 상승으로 열대성 해조류가 발견되는 등 생태가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연보호중앙협의회(회장 이종흔·李種昕)가 각계 전문가 20여명과 함께 24∼26일 울릉도 및 독도 일대를 조사한 결과다.

조사단은 올해 1차조사를 바탕으로 내년에 2차조사를 한 뒤 2006년 6월 종합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동해 일대 지반 불안정=한반도의 지형 가운데 가장 최근에 형성된 소백산맥 이남, 즉 영남지방의 땅이 지금까지 조사된 것보다 훨씬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해를 따라 건립된 원자력발전소의 안정성과도 연관될 수 있어 주목된다.

지형학자 윤순옥(尹順玉·46·경희대) 황상일(黃相一·47·경북대) 교수는 경북 울릉군 북면 천부4리(석포)와 현포리 일대 해발 350m 지대에서 해안가에서 볼 수 있는 둥근 몽돌을 25일 무더기로 발견했다. 이 몽돌은 오래전 이곳이 바다와 같은 높이의 해안이었음을 보여주는 유력한 증거라고 조사팀은 밝혔다.

지금까지 발견된 해안단구(海岸段丘·해안선과 나란했던 지반이 솟아 이뤄진 지형)는 지난해 경북 경주시 감포 해안의 연태산 해발 250m 지점이 최고였다. 지진이 활발한 일본의 경우 해안단구는 해발 400m 지점에서 발견되고 있다는 게 조사팀의 설명.

조사팀은 “동해의 해안단구가 350m까지 올라갔다는 것을 학회에 보고할 예정”이라면서 “동해와 경상도의 지진이 비교적 활발한 것과도 관련이 있어 원전의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도 해조류의 고향은 남해=독도 주변 바다의 해조류 생태를 조사한 강릉대 김형섭(金炯燮·46·생물학) 교수는 독도 해조류의 기원을 추적해 독도의 영유권이 어느 쪽인지를 밝히는 시도를 했다. 김 교수는 독도에서 채취한 해조류를 울릉도 및 제주도의 해조류와 비교하고, 나아가 일본 서해의 해조류와 DNA 분석을 통해 비교할 예정이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 울릉도와 제주도의 해조류는 동일했고, 이 둘은 일본 오키섬(독도에서 90km 떨어짐)의 해조류와는 달랐다.

김 교수는 “독도 해조류는 일본 서해의 해조류와는 달리 우리나라 남해안 해조류에서 기원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독도의 해저 식물이 식물지리학적 차원에서 한국 연안의 해류 영향을 받는 한국 영토임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독도 방파제 주변의 10m 바다 속을 관찰한 김 교수는 동북아 연안에서는 보고된 적이 없는 갈조류 식물 몇 종을 찾아냈다. 또 열대성 해조류가 다양하게 나타나 독도 주변도 수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해조류 조사팀장으로 참여한 이인규(李仁圭·68·서울대 명예교수) 아세아태평양국제조류(藻類)학회장은 “독도의 해양생태계 조사는 독도의 역사를 규명하는 것만큼 중요하다”며 “독도 해양생태의 90%가량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므로 체계적으로 조사해 국제사회에 계속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독도=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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