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중견의사]뇌 비혈관 질환/나덕렬-장진우 교수

  • 입력 2001년 12월 2일 18시 33분


▼삼성서울병원 나덕렬 교수▼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나덕렬 교수(46)는 지난해 말 희한한 환자(52)를 만났다.

오른쪽 대뇌가 손상되면 왼쪽 공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환자는 오히려 오른쪽 공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 나 교수는 직감적으로 ‘해외 논문 감’이라는 생각이 들어 밤새워 논문을 쓰기위한 설계를 마쳤다.

그러나 이튿날 병실에 찾아갔을 때 환자의 상태는 놀랄 정도로 호전돼 있었다. 나 교수는 ‘논문이 날아갔다’는 생각에 섭섭한 마음으로 연구실로 되돌아 왔다. 몇 분 뒤 갑자기 후회가 몰려왔다.

‘환자의 상태가 좋아졌는데 의사가 섭섭해 하다니. 부질없는 욕심이 분별력을 흐리고 있구나.’

그는 이후부터 매일 ‘욕심을 버리자’고 되뇌이며 환자를 보고 있다. 사실 그의 환자 사랑은 이전부터 유명했다. 그는 환자 한 명 한 명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진료하기 위해서 병원 진료시간 보다 1시간 앞선 오전 8시부터 환자를 본다.

-한국 치매 환자의 특징은?

“외국에는 알츠하이머병이 월등히 많은데 비해 한국에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뇌중풍의 후유증으로 오는 ‘혈관성 치매’의 환자 수가 비슷하다. 혈관성 치매도 외국에는 뇌혈관의 큰 줄기가 막혀 갑자기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에는 뇌혈관의 끝가지 부분이 막혀 야금야금 뇌가 손상되고 증세가 서서히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나 교수는 국내 치매의 이러한 특징을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통해 밝혀내 지난해 ‘미국 신경과 학회지’에 발표한 것을 비롯, 지금까지 세계 권위지에 3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요즘 치매를 치료한다는 각종 건강식품이 봇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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