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겨울철 건강관리 요령]고혈압-호흡기 질환, 술담배 끊고 운동을…

  • 입력 2000년 11월 26일 18시 34분


날씨가 추워지면 멀쩡하던 사람도 갑자기 혈압이 높아지곤 한다. 그래서 겨울을 ‘고혈압의 계절’이라고 부른다.

계절이 바뀌면 인체는 온도계 역할을 하는 뇌의 시상하부 등 각종 기관을 통해 호르몬 분비 수준을 조정해 ‘정상’을 유지한다. 우선 체온 유지를 위해 기초대사량이 증가하고 열량 보관창고인 체내 지방분을 더 많이 소비하게 된다.

기온이 떨어지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우리 몸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심장〓외부 기온이 낮아지면 피부를 통한 열의 발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땀의 분비가 줄고 말초혈관이 수축, 피의 흐름을 방해한다. 수축기 혈압 7㎜Hg, 이완기혈압 3㎜Hg 정도 올라간다.

또 혈액이 진해지고 지질(기름기) 함량이 높아져 혈관 수축이 촉진된다. 이 결과 혈압 상승과 더불어 동맥경화증 등 합병증도 더 많아진다.

▽방광〓기온이 하강하면 교감신경 기능항진증이 와 방광 근육의 수축력은 증가한다. 반면 소변이 나가는 길목인 요도내 괄약근의 기능이 그대로 유지되면 소변 배출에 문제가 생긴다. 특히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요도가 오히려 좁아져 방광에 소변이 꽉 찼는데도 밖으로 배출이 안되는 급성요폐가 올 수 있다.

소변량은 평소 1회 300∼400㏄에서 겨울철에는 250∼270㏄로 줄어든다. 감기약 성분중 에페드린 슈도에페드린 성분은 오줌길의 출발점인 방광 경부가 열리는 것을 방해, 소변을 막을 수 있다.

추울 때는 소변을 자주 보게 된다. 체온 유지를 위해 표피층 말초혈관으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대신 신장의 혈액량이 늘어나 소변량은 늘어난다. 이때 교감신경 기능의 항진으로 방광 수축이 잘 돼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는 것이다.

▽피부〓피부 맨 위층에는 각질층이 있다. 이 각질층의 피부는 28일을 주기로 떨어져 나간다.

그러나 신진대사가 움츠러드는 겨울철이 되면 피부는 빠짝 말라 정상적인 탈락이 안돼 피부에 한 겹의 피부가 더 얹히게 된다. 이로 인해 피부 일부가 비늘이 일어나는 것처럼 각질이 생기는 것이다.

동창과 동상은 추위로 생기는 대표적인 피부 질환. 동창은 영하의 기온에서 발생하는 동상과 달리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 않은 상태에서 습한 찬기가 갑자기 올 때 생긴다.

▽털과 손톱〓겨울철 몸의 털을 보호해 주는 피지의 분비가 줄어 모발이 가늘어지거나 갈라진다. 피부 속 털의 중간에 있는 입모근의 수축으로 털이 서기도 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손가락 말단 부위와 함께 손톱이 약간 푸른색으로 변할 수 있다. 피부로 가는 혈관이 수축, 몸의 열 손실을 줄이려는 신체 반응이다. 특히 밖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심하다.

▽기타〓겨울철의 차고 건조한 공기는 호흡기 계통의 점막을 자극, 염증을 일으키고 바이러스 세균의 침입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

또 감기 독감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은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추위는 몸의 움직임을 적게 하고 혈액순환도 방해한다. 춥다고 어깨를 웅크리고 다니면 근육이 뭉치기 쉽다. 관절과 근육의 유연성이 떨어져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도 심해질 수 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고혈압 예방 10계명◇

①매일 혈압을 체크한다〓혈압 측정은 수은 혈압계가 정확하다. 하지만 가정에서 쓰는 자동전자 혈압계도 표준점을 맞추면 문제가 없다.

②추운 날은 각별히 주의한다〓외출시 옷을 따뜻하게 입는다. 적절한 실내 온도 유지도 중요하다. 기온이 1도씩 내려갈 때마다 수축기 혈압 1.3mmHg, 이완기 혈압 0.6mmHg이 올라간다.

③몸무게를 조절한다〓비만인 사람이 5kg을 줄이면 수축기 혈압 10mmHg, 이완기 혈압 5mmHg 정도가 떨어지고 고혈압 약의 효과도 좋아진다.

④염분의 섭취량을 줄인다〓소금은 몸을 붓게 하고 혈압을 올린다. 평소 음식에 첨가하는 소금과 간장의 양을 반 이하로 줄인다.

⑤담배를 피한다〓직접 혈압을 올리지는 않지만 동맥경화증을 일으키는 중요한 위험인자다.

⑥술을 줄인다〓술을 마시면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상승한다.

⑦운동을 한다〓따뜻한 날 오후 빨리걷기 달리기 줄넘기 자전거타기 에어로빅 등 유산소 운동을 30∼45분씩 주 3, 4회 실시한다.

⑧즐겁게 생활하자〓스트레스도 혈압 상승의 원인.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과로를 피하는 등 긴장을 푸는 시간을 매일 갖는다.

⑨가족력을 파악한다〓부모 양쪽이 고혈압인 경우 80%, 한쪽이 고혈압인 경우 40∼50% 자녀에게 유전될 수 있다. 가족 모두 정기검사를 받는다.

⑩의사의 지시에 따라 정확히 혈압약을 복용한다.

(도움말〓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이원로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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