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메모리기술력으로 '경쟁사 따돌리기'

  • 입력 2001년 10월 29일 19시 10분


새 제품을 설명하는 황창규 반도체 부문 사장
새 제품을 설명하는 황창규 반도체 부문 사장
삼성전자가 29일 발표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사업 전략’은 반도체산업의 사활(死活)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높아 가는 미묘한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가 이날 밝힌 메모리사업의 핵심 전략은 △300㎜(12인치) 웨이퍼라인 완성 △512메가 DDR SD램 세계 첫 양산이라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300㎜ 웨이퍼와 512메가 SD램에 ‘승부수’〓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업계에서 세계 1위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이날 설명회는 업계 처음으로 차세대 300㎜ 라인을 완성하고 대용량 메모리반도체인 512메가 DDR SD램 제품을 본격 출시한다는 면이 집중 부각됐다. 메모리사업 분야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경쟁회사와 격차를 더욱 벌린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자리였다.

문제는 양산체제를 굳히려면 추가 설비투자가 필요한데 삼성전자가 올 4·4분기중 설비투자 규모를 4000억원 가량 더 줄여 잡고 있어 양산체제 완성이 회의적이라는 것.

황창규(黃昌圭) 사장은 “내년도 반도체 투자규모가 얼마나 될지는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으나 양산 라인에 대한 투자는 가급적 자제한다는 방침”이라며 “대신 기술과 연구개발 투자는 꾸준히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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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차세대 반도체 양산

반도체 전문 애널리스트인 전병서(全炳瑞)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부장은 “회사측이 내년도 투자를 줄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날 발표된 중장기 추진 전략에 대한 의구심이 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05년 매출 200억달러 가능할까〓삼성전자는 93년 반도체 업계 최초로 200㎜(8인치) 웨이퍼라인을 도입해 현재 0.15㎛(미크론) 공정을 적용해 256메가 SD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내년에는 생산량을 더 늘리고 0.12㎛ 공정을 적용해 512메가 제품 등 대용량 메모리반도체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2003년부터는 0.10㎛의 극초미세 공정을 통한 512메가 제품을 양산하고 2004년까지는 0.07㎛ 공정기술을 양산에 적용한다는 것. 이와 함께 메모리사업 주력인 D램 분야에서 512메가와 256메가 등 대용량제품 생산을 현재 30%에서 연말에 45% 수준으로 늘리고 램버스 DDR 등 차세대 제품 생산비중도 현재 30%에서 40%까지 늘리는 등 메모리 제품군(群)별로 사업구조를 다각화한다는 전략이다. 2005년엔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만 200억달러 매출을 올린다는 것.

대우증권 전 부장은 “지난해 반도체부문에서 6조원 이익을 올린 삼성전자가 올 3·4분기엔 적자를 내는 등 반도체 시장이 급변하고 있으므로 200억달러 매출은 중장기 목표치로만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측으로선 △정부의 하이닉스 지원 △일본 업체의 반덤핑 제소 △중국 반도체시장의 잠재력 부상 등 국내외의 급변하는 환경에서 어떤 식으로든 ‘제 목소리’를 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최영해기자>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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