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시스템즈’의 아시아태평양본부 고든 에슬즈사장은 수많은 기업이 ‘반짝’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네트워크 장비·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시스코가 십수년간 1위를 지켜온 비결 중 하나를 설명했다.
“정보를 네트워크상에서 소통할수 있는 신호로 바꿔 목적지까지 분배해주는 과정을 7계층으로 구분합니다. 93년까지 시스코는 데이터마다 가상의 주소를 부여해주는 ‘라우터’(3계층) 생산업체였어요. ‘크레센도’를 인수하면서 시스코의 기술영역이 인증 등 실질적인 전송을 관리해주는 2계층으로 확대됐죠.”
시스코는 공격적인 인수전략으로 93년부터 현재까지 73개의 회사를 인수했다. 에슬즈 사장은 “네트워크 통신장비시장이 얼어붙은 올해도 연구개발예산이 20억달러”라며 자체 기술개발 노력도 강조했다. 한국에도 시스코의 R&D센터가 있다.
시스코는 인터넷네트워킹에 필요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업체.
“아마 시스코의 제품을 직접 본 사람은 거의 없겠죠. 하지만 요즘 e메일을 안 쓰는 사람도 드물 겁니다. 미국의 친구에게 e메일을 한번 보낼 때마다 그 데이터는 평균 17개의 시스코 ‘상자’를 통과합니다.”
그는 “시스코의 성장세가 올들어 주춤한 것이 이제 네트워크장비가 깔릴만큼 깔려 더 이상 수요가 없기 때문이 아니냐는 시각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인터넷을 통하는 데이터가 100일마다 2배씩 늘어납니다. 데이터 폭주를 인공지능으로 제어하는 기술, 용량이 큰 콘텐츠를 분산해 시스템에 무리가 가는 것을 막아주는 기술, 무선네트워킹 관련 기술 등 새로운 네트워크기술에 대한 수요가 오히려 크게 늘고 있죠.”
시스코는 84년 설립됐으며 90년 미국 나스닥시장에 등록됐다. 지난해 매출은 약223억달러. 올해7월 포브스지가 선정한 세계500대기업 중 35위에 기록되기도 했다. 94년 설립된 한국법인에는 32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에슬즈 사장은 IBM 크라운텍 등 정보기술기업을 거쳐 92년부터 시스코에서 일했으며 올해 2월부터 아시아태평양 13개 지역을 책임지고 있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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