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라티21]마이클 카펠라스 컴팩회장

  • 입력 2001년 1월 21일 16시 36분


마이클 카펠라스 컴팩 회장(47·사진)은 40대 최고경영자(CEO)시대의 선두주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컴팩으로 옮긴지 3년만에 사장(President) CEO 회장(Chairman)이라는 3개의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가 99년 7월 CEO가 됐을 때 컴팩은 침몰하기 일보직전이었다. 인터넷혁명의 힘을 얕잡아봤기 때문이다. 연 45∼65%의 고성장을 거듭해오던 매출증가율이 99년 5%대로 뚝 떨어졌다. 한때 51달러가 넘던 주가는 18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카펠라스회장이 내놓은 처방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이었다. 그는 골칫거리였던 상용 PC부문을 재정비하고 비용을 크게 줄여나갔다. 또 세계 PC시장의 1위 업체인 컴팩이 인터넷시장에서 뒤져 있음을 인정하고 제품전략의 근간을 인터넷으로 바꿨다.

그는 컴팩 제품의 디자인 개선에도 많은 투자를 했다. 그 결과물이 작년 5월에 나온 ‘아이팩(iPAQ)’시리즈. 이 제품은 나오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컴팩의 수익성 개선과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컴팩호의 침몰을 막은 카펠라스회장의 강점은 강한 의지력과 폭넓은 경험이다. 54년 미국 오하이오주 워런에서 태어난 그는 선천적으로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어린 시절 시력장애에도 불구하고 거친 미식 축구를 즐겨하는 등 장애를 의식하지 않았다. 그는 강인한 정신력으로 고교시절 미식축구팀 주장으로 발탁됐고 71년에는 오하이오주 미식축구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켄트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81년 아버지가 노동자로부터 시작해서 지배인까지 오른 리퍼블릭철강회사에 입사했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처럼 한 직장만을 고수하지 않았다. 98년 컴팩의 최고정보관리자(CIO)로 발탁되기까지 오라클과 SAP 등 6개 회사에서 CI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으로 일하면서 경험을 쌓았다.

카펠라스회장은 최근 다시 한번 강한 도전에 부닥쳤다. 어렵사리 인터넷 분야에서 경쟁할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섰으나 인터넷 관련 경기가 매우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그가 특유의 의지력과 폭 넓은 경험으로 이런 상황을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된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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