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살다 ‘마블’이 내 출근길에 영향을 미칠 줄은 몰랐다. 2014년 어느 날, 취재원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사진) 촬영 탓에 도로가 통제됐으니 다른 길로 돌아올 것을 권했다. 불편해도 참아야지, 했다. 촬영으로 인한 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효과가 무려 2조 원이라는데….
1년 뒤 영화관에선 배신감이 들었다. 영화 상영시간 141분 중 서울 등장 신은 20분 안팎. 그마저도 주요 시설이 인정사정없이 파괴된 것으로 묘사돼 어떤 관광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었다.
3월 말 마블 원작의 또 다른 작품이 국내에서 촬영된다. 영화 ‘블랙 팬서’는 부산 광안대교와 마린시티, 자갈치시장 일대에서 촬영될 예정이다. 당시 ‘어벤져스2’ 측은 영화진흥위원회의 외국 영상물 로케이션 인센티브 사업을 통해 국내에서 쓴 제작비 100억 원 중 27억 원을 돌려받았다. 국내에선 촬영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1000만 영화 대열에도 합류했다. 이번엔 마블 혼자 남는 장사를 말고 ‘윈윈’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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