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한류 실핏줄’ 흐른다]연예 한류, 문화-역사 등 ‘知的 한류’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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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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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LG 제품 널리 보급되며 단기간 내 고도성장 이룬 한국에 대한 궁금증 커져…아시아학 연구 중심이 일본과 중국에서한국으로 넘어가는 추세

콜맥스대 대학원 한국학과를 이끌고 있는 후안 펠리페 로페스 교수.
콜맥스대 대학원 한국학과를 이끌고 있는 후안 펠리페 로페스 교수.
멕시코의 한류를 자세히 살펴보면 단순히 한국의 대중문화를 즐기는 것에서 더 나아가 멕시코인의 지적, 창의적 욕구를 자극하는 ‘학문 한류’ ‘탐구 한류’로 심층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멕시코시티 콜맥스대 대학원은 멕시코에서 처음으로 올 가을학기부터 한국학을 단독 연구과정으로 개설했다. 대학원 중심으로 운영되는 지역연구특화 대학인 이 대학은 지금까지는 아시아학 프로그램 내에서 한국을 연구하는 학생을 매년 1명 정도 두었지만 올해부터는 단독 과정으로 만들었다. 이미 전공 학생이 4명 입학했다. 학비와 한국 유학비용 등은 학교가 부담한다. 후안 펠리페 로페스 한국학 과장은 “아시아학 연구의 중심이 일본 중국에서 한국으로 넘어가는 추세”라며 “삼성 LG 제품이 널리 보급되면서 단기간 내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고 식민통치와 전쟁을 극복한 한국에 대한 동질감이 멕시코인의 마음속에 자리 잡으면서 한국학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멕시코 중부 태평양 연안 나야리트 주 나야리트자치대는 학생 2만8000명 규모의 주립대로 한국학 연구에서는 독보적이다. 지난해 9월에는 남미와 한국, 미국의 한국학 연구자들을 초청해 ‘멕시코에서 바라본 한국에 대한 패러다임’이라는 국제 학술세미나도 열었다. 또 학부 과정에서 한국학을 개설해 내년 가을학기부터 신입생을 모집한다.

학자들의 모임도 만들어졌다. 멕시코 한국학 학자 31명은 2009년 멕시코 중부 콜리마대에서 ‘멕시코 한국학 아카데미’를 결성해 다른 중남미 국가의 한국학 학자들과 학문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이 모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알프레도 로메로 멕시코자치국립대 정치사회학과 교수는 “처음에 ‘한국은 미국의 영향을 전적으로 받은 나라인데 따로 연구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던 학자들도 한국의 문화적 견고함을 알게 되면서 새롭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남미에서 한국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세계화 물결에 직면한 이 지역 국가들에 훌륭한 발전 모델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 정부는 한류 드라마와 가요를 넘어 한국을 좀 더 심층적으로 알리기 위한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멕시코시티=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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