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글로벌 북 카페]꿈과 소망을 눈앞에 그리며 끊임없이 자기주문을 걸어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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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재무설계 조언하는 ‘풍요의 청사진을 그려라’

올림픽의 같은 종목에 출전하는 비슷한 실력의 선수들을 네 팀으로 나눠 훈련방법을 달리했다. 다음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팀은? A팀-육체훈련 100%+정신훈련 0%, B팀-육체훈련 75%+정신훈련 25%, C팀-육체훈련과 정신훈련 각각 50%, D팀-육체훈련 25%+정신훈련 75%.

정답(D그룹)을 맞힌 독자는 미모의 두 여성 재무상담 전문가인 엘런 로긴과 리사 큐엥의 신간 ‘풍요의 청사진을 그려라(Picture Your Prosperity·이하 ‘청사진’·사진)’를 굳이 읽지 않아도 될지 모른다. 인생 재무설계를 조언하는 이 책은 ‘목표와 꿈을 형상화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정신적인 준비를 하는 것이 그 성공 여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한다. 아무 생각 없이 땀만 흘리지 않고 승리의 장면을 연상하며 심리적 정신적 무장을 한 올림픽 선수들처럼 하면, 자신이 꿈꾸고 그리는 ‘경제적 풍요’를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새해에 재테크나 은퇴 및 노후 준비를 위한 재무 다이어트’를 다짐한 직장인들에게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두 권의 저서로 이 책과 지난달 본보에 소개된 ‘머니-그 게임을 지배하라’(토니 로빈스 지음)를 꼽았다. 두 책 모두 ‘7단계의 방법론’을 제시한 건 같은데 그 접근법은 판이하다. ‘머니’는 656쪽의 방대한 분량에 다양한 통계와 최고전문가의 조언까지 담아 장문의 재무설계 보고서를 보는 듯한데 ‘청사진’은 그 절반도 안 되는 256쪽의 가벼운 에세이처럼 읽힌다. 두 여성 저자도 “구체적인 재테크 조언을 듣고 싶어 이 책을 들었다면 잘못 골랐다”고 했다. 이들은 “당신의 밝은 (경제적) 미래를 위해서는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그림(청사진)을 먼저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산 정상에서 멋진 장관을 감상하려면 산꼭대기까지 올라가야 하지 않느냐. 우리가 그 힘든 등산(청사진 그리기)의 과정을 도와주겠다”고 말한다.

그 도움 중 한 가지. 저자들은 ‘투자든 저축이든 무엇이든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려면 부정적인 생각을 먼저 떨쳐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간은 하루에 7만 가지 생각을 한다는 과학적 분석이 있다. 그래서 쓸데없거나 부정적인 생각이 수없이 떠오르는 건 당연하다. 이때 일단 ‘나는 지금 이 생각이 현실세계에서 나타나기를 바라는가’를 자문한다. 원치 않는 부정적인 생각이면 머릿속에서 ‘취소/삭제’ 버튼을 눌러버리라는 것이다. 저자들은 “금전적 이슈든, 다른 생활사든 이 ‘취소/삭제’ 테크닉의 효과는 놀라울 정도다. 여러분을 좀더 차분하고 더 행복하게 해주고, 성공을 향한 길로 정위치시켜 준다”고 강조했다.

이 책에는 자신이 바라는 꿈을 꾸준히 형상화하고, 반복적인 자기 주문을 통해 큰 병을 이겨내거나 간절한 소망을 현실로 만든 성공 스토리를 많이 소개했다. ‘경제적 미래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만 갖고 있는 독자’라면, 특히 여성 독자라면, 이 책을 정독해서 다소 늦은 새해 ‘재무 다이어트’ 계획이라도 세워보면 어떨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하지 않는가.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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