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링크]고민하는 20代 생애 설계와 자아 정체성 찾기

  • 입력 2008년 9월 20일 02시 59분


◇20대 심리학 곽금주 지음/228쪽·1만1000원/랜덤하우스코리아

오늘의 20대가 겪는 문제들은 사회 내외적인 변화들과 맞물려서 한층 복잡해졌다. 29세 미만 비정규직이 55%(2007년 통계청 자료)를 상회하는 불투명한 미래, 성인이 된 후에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려는 캥거루족의 출현. 자아 정체감을 제대로 확립하지 못한 상태로 보내는 이 시기는 연애, 가족관계, 진로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불안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인 저자가 성인기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난관에 부닥치게 되는 청년들에게 주는 지침을 정리한 것이다. 서울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했던 ‘흔들리는 20대’라는 강의를 바탕으로 한 것이기도 하다.

저자는 생애 설계와 자아 정체감 확립이라는 ‘성인 진입기(Emerging Adulthood)’의 과제가 성공적으로 이행되는 것을 돕기 위해 20대에 겪게 되는 심리적 특수성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분석하고 해결법을 제시한다.

가능성이 풍부하기에 더욱 불안정한 이 시기에는 자존감이 높고 긍정적인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졸업 전 남들이 부러워하는 공인회계사가 됐지만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해 방황하게 된 학생과 자존감이 부족해 서울대를 두 번이나 입학하고도 우울증에 걸린 이들을 예로 든다. 자기 개념을 찾기 위해선 불안정을 탐색의 가능성으로 받아들이고 자신감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20대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인 연애 문제 역시 흥미를 끄는 주제다. 성숙하지 않은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이들의 사랑은 열정이나 헌신보다 질투, 시기, 의심, 두려움으로 점철되게 된다. 자존감이 낮고 방어성이 적은 사람들은 낭만적 사랑에 쉽게 매혹되지만 자신을 잃고 상대의 사랑을 갈구하는 데만 집착해 실패로 끝나기 쉽다. 저자는 성숙하고 안정된 사랑과 결혼생활을 위해 객관적 시각, 경계 두기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동거를 비롯한 새로운 성 세태에 대한 분석도 담겨 있다.

이 책은 또 개인의 사회성을 좌우하는 가족관계에서 필요한 애착관계와 서로에 대한 이해, 진로 결정 과정에서 요구되는 성공지능, 목표 수립의 중요성 등을 다룬다.

에릭슨, 히긴스를 비롯한 심리학자들의 이론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20대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문제들에 대한 진단과 조언으로 공감을 끌어낸다. 20대가 처할 만한 상황에 맞춰 삶의 해법을 다각도로 모색해보기 때문이다.

세대별로 찾아볼 수 있는 심리학 서적은 이외에도 많다.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김혜남 지음·갤리온)는 30대를 위한 심리학 서적이다. 직장생활, 연애, 사회생활 전반에서 인생의 전환기에 들어선 30대 젊은이들이 느끼는 불안과 자립에 관해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심리학적으로 35가지 테마를 나눠 조언해 준다.

마흔의 가장이자 평범한 샐러리맨이 정신과 전문의와 나눈 대화를 재구성한 ‘마흔의 심리학’(이경수, 김진세 지음· 위즈덤하우스)은 40대가 가진 고민을 담담히 풀어내며 이 시기가 무대 뒤로 퇴장하는 시기가 아니라 새로운 삶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한다. 중년 이후의 삶이 두려운 어른들을 위한 책으로는 ‘어른으로 산다는 것’(김혜남·갤리온) 등이 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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