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토크]'와인일기=평생 자산'… '5S'로 시작해보세요

  • 입력 2007년 1월 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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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디자인의 ‘와인메모리’.
풀디자인의 ‘와인메모리’.
어릴 적 숙제 가운데 가장 귀찮았던 것이 일기였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어릴 적 일기는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웃음 짓게 하는 ‘소중한 보물’이 된다.

와인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2007년 새해 계획으로 ‘와인 일기’ 쓰기를 권한다. 와인 초보자가 꾸준히 와인 일기를 쓰면 와인에 대한 지식을 쌓는 것은 물론 본인의 와인 역사를 기록한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와인 일기는 공책에 색, 향, 맛 등 항목별로 자신의 느낌을 간단히 적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단, 와인을 마시는 기본적인 방법은 미리 익혀야 한다.

시음은 ‘5S’로 진행한다. ‘보기(See)→잔 돌려 흔들기(Swirl)→향기 맡기(Sniff)→한 모금 마셔보기(Sip)→음미하기(Savor).’

색깔을 볼 때는 하얀색 종이나 천을 바탕에 깔고 45도 기울여 감상한다. 일기장에는 색이 깨끗한지, 그렇지 않은지, 어떤 색인지를 기록한다.

그 다음에 한번 잔을 돌려 잠자는 향을 깨운 후 아로마를 느낀다. 아로마가 강한지, 약한지를 기록하고 어떤 향이 나는지를 구체적으로 적은 뒤 한 모금 마셔 본다(본보 2006년 9월 29일자 D7면 참조), 당도와 산도(신맛의 정도), 쓴맛(타닌)의 정도를 순서대로 작성한다.

마지막으로 와인을 음미하면서 밸런스(단맛 쓴맛 신맛의 조화), 피니시(와인의 끝맛) 등을 적는다.

와인의 라벨을 떼어내 공책의 빈 공간에 붙이면 그 와인을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처음에는 맛과 향이 막연히 과일 같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점점 다른 향과 맛을 구별해낼 수 있게 된다. 또 자신의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횟수도 점점 줄어든다. 어휘력과 감수성이 늘어나는 것을 느끼면 와인의 즐거움도 함께 커진다.

함께 마셨던 사람들이나 그때 나눴던 이야기, 그날의 느낌 등을 기록하는 것도 좋다.

와인숍 세브도르의 김기재 대표는 와인 일기를 보관만 하지 말고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와인 시음기는 훌륭한 비즈니스 카드로도 활용할 수 있다. 모임에서 와인을 마셨다면 시음기와 와인을 함께 마신 사람의 인적사항, 주요 대화 내용, 특이사항을 기록해 두자.”

나중에 축하나 감사의 뜻을 전할 때, 또는 송년이나 새해 인사를 할 때 당시의 기억을 살릴 수 있는 간단한 멘트가 담긴 카드와 함께 마셨던 와인을 선물한다면 상대방에게 잊을 수 없는 선물이 될 것이란 얘기다.

▽잠깐!=와인은 수백 가지 향과 맛을 갖고 있어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마시고 평가하는 사람들의 입맛이 달라 완벽한 시음 평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와인 일기는 남을 의식하지 않고 마시는 사람의 느낌을 솔직히 적으면 된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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