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136>孟施舍之守는 氣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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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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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자객인 北宮유(북궁유)와 力戰(역전)의 용사인 孟施舍(맹시사)의 養勇(양용·용기를 기름)을 氣象(기상)의 면에서 본다면 북궁유는 子夏(자하)와 유사하고 맹시사는 曾子(증자)와 유사했다. 앞서 보았듯이 맹시사가 용기를 기른 바는 ‘이기지 못할 상황을 보되 이길 것같이 여긴다. 만일 적의 형세를 헤아린 뒤에 전진하며 승리를 고려한 뒤에 교전한다면 이것은 적의 三軍(삼군)을 두려워하는 자이다. 내가 어찌 필승을 할 수 있겠는가. 두려움이 없을 뿐이다’라고 한 말에 잘 나타나 있었다. 한편 증자는 공자에게 배운 大勇(대용)의 내용을 자신의 제자 子襄(자양)에게 가르쳐서 ‘스스로 돌이켜 정직하지 못하면 비록 허름한 옷차림의 천한 자라도 내가 그를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스스로 돌이켜 정직하다면 비록 상대가 천 명이나 만 명이라 해도 내가 가서 당당하게 대적하겠다’고 천명했다고 한다.

여기서 맹자는 비록 맹시사의 기상이 증자와 유사하기는 하지만 맹시사가 지킨 바는 한 몸의 氣(기)일 뿐이어서, 증자의 지킴이 요약함을 얻은 바만 못하다고 밝혔다. A 不如 B는 A는 B만 못하다는 열등비교의 짜임이다. 守約(수약)은 ‘자신의 氣를 지킴이 要(요)를 얻었다’는 뜻이다. 맹자에 따르면 맹시사는 늘 상대방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자기 한 몸의 氣를 지켰을 뿐이므로 맹시사의 용기는 道義를 바탕으로 하는 진정한 不動心이라고 할 수가 없고 혈기의 용기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증자는 항상 스스로를 반성하여 정직함을 지키려 했으므로 그 용기는 도의를 바탕으로 하는 진정한 부동심인 것이다.

이렇게 맹자는 도의를 바탕에 둔 진정한 부동심과 그렇지 못한 혈기의 용기를 구별했는데, 이 논리는 곧 아래에서 맹자가 다시 부동심의 문제를 철저하게 따지는 근거가 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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