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099>孟子對曰是謀는 非吾所能及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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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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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나라 文公이 주변의 두 대국인 齊(제)나라와 楚(초)나라 가운데 어떤 나라를 섬겨야 나라를 유지할 수 있을지 물었을 때, 맹자는 위와 같이 대답했다.

是謀(시모)는 ‘제나라를 섬겨야 하는가, 초나라를 섬겨야 하는가’ 하는 계책을 가리킨다. 非吾所能及也는 ‘내가 능히 미칠 바가 아니다’로 한 국가의 외교정책에 간여할 처지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다고도 볼 수 있고, 단지 겸손한 태도로 그렇게 말했다고도 볼 수 있다. 無已는 不得已(부득이)와 같다. ‘대답하기 어렵지만 기어이 대답을 요구하여 할 수 없이 말한다면’이라는 뉘앙스를 지닌다. 有一은 다만 한 가지 계책이 있다는 말이다. 鑿斯池는 이미 있는 이 해자를 더 깊이 판다는 뜻, 築斯城은 이미 있는 이 성을 더 높이 쌓는다는 뜻이다. 效死는 목숨을 바친다는 말로, 效는 바친다는 뜻이다. 주자(주희)는 군주가 社稷(사직)을 위해 죽는다는 뜻으로 보았으나 옛 주석을 따라 백성들이 목숨을 바친다는 뜻으로 풀이했다. 是可爲也는 ‘이것은 해볼 만한 계책이다’라는 말이다.

약소국 등나라로서는 제나라나 초나라를 선택하여 事大를 하는 것이 국가 보존을 위한 효과적인 방안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맹자는 아무리 작은 나라라도 국내에 어진 정치를 베풀어 민심이 함께한다면 큰 나라에 맞설 수 있기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설득했다. 국가의 주권이 백성에게 있다고 보지는 않았지만, 주권을 지켜내려면 민심을 안정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실로 한 국가가 존속하고 또 번영하려면 민심이 안정되어 시민들 모두 自守(자수)의 뜻을 지녀야만 가능하리라.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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