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948>尊五美하며 屛四惡이면 斯可以從政矣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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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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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堯曰’편 제2장은 子張이 공자에게 어떻게 해야 政事에 종사할 수 있느냐고 묻자, 공자가 그 방도를 자세하게 일러주는 내용이다. 공자는 五美를 높이고 四惡을 물리치면 政事에 종사할 수 있다고 개괄적으로 말했다. 尊은 높여 받든다는 말이다. 遵(준)으로도 쓴다. 屛은 除去(제거)함이다. 斯는 ‘그러면 이에’라는 뜻이다. 從政은 정치를 담당하여 실제 政務(정무)를 보는 것을 말한다.

이 제2장은 앞서의 여러 편에 나온 내용과 중복되는 것이 많다. 하지만 尹焞(윤돈)이란 학자는 “정치에 대해 묻는 질문에 대답해 주신 것이 많지만 이와 같이 구비된 말은 있지 않으므로 이것을 기록하여, 앞 장에서 제왕의 정치에 관해 기록한 뒤에 이어두었다. 이것을 통해서 孔夫子(공부자)의 정치관을 알 수가 있다”고 했다. 정약용도 이 장은 백성을 다스리는 妙訣(묘결)을 말한 것이어서 앞서 王政(왕정)에 대해 말한 기록 다음에 실었다고 보았다.

五美는 무엇인가. 백성에게 은혜를 베풀되 재화를 낭비하지 않는 것, 백성을 수고롭게 하되 백성이 원망하지 않도록 하는 것, 욕심을 지니지만 남의 것을 결코 탐하지는 않는 것, 태연한 자세를 취하지만 교만하게 굴지 않는 것, 위엄을 지니고 있지만 사납지 않은 것 등 다섯 가지다.

四惡은 무엇인가. 백성을 교육하지 않고서 백성이 범죄를 저지르자마자 죽이는 일, 백성에게 평소 주의를 주어 지도하지 않고서 백성에게 실적을 보이라고 강요하는 일, 명령을 제때에 내리지 않고서 백성에게 기한을 반드시 지키라고 재촉하는 일, 반드시 다른 관리에게 내주어야 하거늘 물건 내주기를 아깝게 여기는 일 등 네 가지다.

五美와 四惡에 대해서는 다음에 살펴보기로 한다. 군주제에 해당하는 내용이 많지만 현대 정치에 응용할 수 있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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