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922>君子之道孰先傳焉이며 孰後倦焉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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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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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子張’의 제12장에서 子夏는 자신의 교육법을 오해한 子游(자유)에 대해 반론을 폈다. 자유는 자하의 문인들이 물 뿌리고 청소하며 응대하고 진퇴하는 예절은 배웠지만 正心과 誠意 같은 근본 공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자하는 자유의 말이 지나쳤다고 반박하고 위와 같이 말했다. 자하는 大德을 확립하면 小德이 간혹 이치에 맞지 않더라도 무방하다고 보았지만, 결코 大德의 공부만 힘쓰고 小德의 공부는 소홀히 해도 좋다고 여긴 것이 아니다.

君子之道는 군자의 도리로, 자하는 本과 末의 구별이 없이 모두 가르쳐야 한다고 보았다. 孰先傳焉은 반어다. 어느 것을 먼저라 하여 전수하겠는가, 지엽적인 것을 우선시해서 먼저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孰後倦焉도 반어다. 어느 것을 뒤라 하여 가르치길 게을리하겠는가, 근본적인 것을 뒤로 돌려 가르치길 게을리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譬諸草木은 ‘그것을 초목에 비유하면’이다. 비유의 원관념은 가르침에 고정된 순서가 있지는 않지만 어린 사람에게 小節부터 가르쳐 차츰 高遠하고 근본적인 것을 가르쳐나가는 일이다. 區以別矣는 종류에 따라 구별한다는 말이다. 焉可誣也는 반어로, 어찌 속이겠는가, 속일 수 없다는 뜻이다. 속일 誣란 그 위치에 이르지 못한 사람에 대해 마치 이르러 있다고 기만함을 말한다.

사람을 선별해서 일부에게만 근본적인 것을 가르치고 나머지에게는 지엽적인 것만 가르친다면, 그것은 평등교육이 아니다. 우리 교육은 과연 평등의 이상을 실현하고 있는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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