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男들은 모를걸, 이 자유! 이 편리함!

  • 입력 2007년 6월 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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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구매력이 커지면서 여성전용 만화방, 찜질방, 술집 등 다양한 공간이 생기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토털 뷰티케어 전문점 ‘가드니아’에서 한 여성이 발마사지를 받고 있다(위 사진). 사진 제공 각 업체
여성의 구매력이 커지면서 여성전용 만화방, 찜질방, 술집 등 다양한 공간이 생기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토털 뷰티케어 전문점 ‘가드니아’에서 한 여성이 발마사지를 받고 있다(위 사진). 사진 제공 각 업체
더욱 늘어나는 여성 전용공간-상품

《프리랜서 작가로 일하는 김지선(34) 씨의 취미는 만화책 읽기다. 스트레스를 풀고 싶을 때는 이화여대 정문 근처의 ‘여성전용 만화방’을 찾는다. 자욱한 담배연기가 없고 내부 인테리어도 깔끔해 좋다. 일이 없는 날에는 ‘여성전용 바’를 찾아 한잔한다. 주말에는 ‘여성전용 찜질방’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떤다. 남자들의 느끼한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게 장점이다. 자가용은 두 달 전에 GM대우의 경차 마티즈를 샀다. 화장거울, 액세서리 수납공간 등 여성을 배려한 내부설계가 마음에 들었다. 계산은 ‘여성전용 신용카드’로 했다. 여성전용 업소가 늘어나면서 김 씨와 같은 ‘여성전용 공간 마니아’들의 생활은 한결 편리해졌다. 조선시대엔 ‘안채’ 정도가 여성전용 공간의 전통을 지켰지만 요즘은 어디를 가든 ‘여성전용’이란 글자가 들어간 간판을 쉽게 볼 수 있다. 여성전용 카페, 헬스클럽, 찜질방, 만화방…. 여심(女心)을 겨냥한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앞으로는 단순히 ‘여성전용’을 표방하는 것만으로는 눈길을 끌기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꽃미남’ 바텐더와 함께

여성전용 바에선 여성 바텐더 대신 이른바 ‘꽃미남’ 바텐더가 서빙한다. 혼자서 편하게 칵테일 한잔 마시고 싶은 여성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맘에 드는 스타일의 바텐더와 대화를 즐기지만 남성 접대부가 시중드는 속칭 ‘호스트 바’의 퇴폐적이고 음침한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곱지 않은 시선을 던지거나 치근거리는 남성 취객도 없다.

아직은 ‘호스트 바’에 대한 나쁜 이미지 때문에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지만 한번 들른 여성 고객의 대부분은 다음에도 다시 찾는다. 여성전용 찜질방이 인기를 끄는 이유도 비슷하다. 남성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유롭게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찜질방닷컴(www.zzimzilbang.com) 초기 화면의 커뮤니티 코너를 클릭하면 전국의 여성전용 찜질방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뷰티케어에서 가발, 해외여행까지

자기관리와 개발에 투자하는 여성이 늘면서 이들을 겨냥한 여성전용 공간과 상품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삼원가든은 6월 초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스파와 함께 네일케어, 스킨케어, 발마사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여성전용 뷰티케어 공간인 ‘가드니아’를 연다. 50여 평 규모로 천장이 열려 있어 하늘을 보면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여성탈모 시장이 커지는 추세에 맞춰 여성전용 가발매장도 등장했다. 가발업체 하이모는 전 지점에 여성전용 부스를 설치했으며 여성탈모 고객을 위한 전용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여심을 파고들기 위한 여행업계의 움직임도 발 빠르다. 해외여행 고객 중 여성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 하나투어는 최근 여성들이 선호하는 아이템만 모은 여성전용 해외 여행상품 ‘여우여심(女友女心)’을 마련했다. 편하고 안전하게 관광과 쇼핑을 즐기면서 스파 마사지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미용과 건강을 챙기도록 짜여 있다.

자동차업계도 앞다퉈 차량의 내부 공간을 여성 운전자 위주로 설계하고 있다. GM대우차는 여성들의 소형차 및 준중형차 구입이 증가한 점을 감안해 미니밴 ‘레조’의 경우 운전석과 조수석 아래쪽에 별도 공간을 만들어 하이힐과 양산을 보관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현대차도 ‘산타페’에 신발보관함이나 액세서리 수납함을 만들고, ‘EF쏘나타 2.5’ 이상에는 전면 햇빛가리개에 야간에도 화장할 수 있도록 조명장치를 넣었다.

기아차는 소형차 ‘모닝’의 승차 높이를 일반 세단보다 20∼30cm 높은 80cm로 올렸다. 치마를 입은 여성들이 내릴 때 속옷이 보이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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