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캘린더]슬프도록 아름다운 ‘발칸의 선율’

  • 입력 2006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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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란 브레고비치가 오페라 ‘카르멘’을 집시 음악으로 재해석한 ‘해피 엔딩 카르멘’. 사진 제공 LG아트센터
고란 브레고비치가 오페라 ‘카르멘’을 집시 음악으로 재해석한 ‘해피 엔딩 카르멘’. 사진 제공 LG아트센터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의 영화 ‘집시의 시간’을 비롯해 ‘언더 그라운드’ ‘여왕 마고’ ‘애리조나 드림’ 등의 영화에서 매혹적인 선율로 팬들의 귀를 사로잡은 세계적인 음악가 고란 브레고비치가 한국을 찾는다.

지난해 첫 내한 공연 때 열광한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1년 만에 또다시 이루어진 두 번째 한국 공연이다.

일반인들에게는 브레고비치의 이름이 낯설지 몰라도 ‘야야 링게 링게 라야’ 등 그의 음악은 CF와 영화 예고편 배경음악으로도 많이 쓰여 이름보다 음악이 먼저 귀에 익을 수 있겠다.

브레고비치는 31일 ‘웨딩&퓨너럴 밴드’와 함께 자신이 히트곡을 모아 들려주는 콘서트를 여는 데 이어 다음 달 2일에는 브레고비치가 재해석한 독특한 형식의 오페라 ‘해피엔딩 카르멘’을 무대에 올린다.

오랜 내전과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유고슬라비아(현 보스니아) 사라예보에서 태어난 브레고비치는 16세에 록밴드를 조직해 ‘발칸반도의 비틀스’로 불릴 만큼 인기를 끌었다. 이후 영화 ‘집시의 시간’의 음악을 맡으면서 발칸반도의 서정적인 민속음악을 현대적인 비트의 전자 음향에 실어내며 독특한 음악세계를 구축했다.

‘웨딩&퓨너럴 밴드’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결혼식)과 슬픈 순간(장례식)을 상징한다.

▽고란 브레고비치와 ‘웨딩&퓨너럴 밴드’ 콘서트=국내의 현악 13중주와 남성합창단까지 가세해 40명으로 확장된 ‘백 밴드 콘서트’ 형태로 열린다. ‘집시의 시간’을 비롯해 그의 대표곡 20곡을 모두 들려준다. 관객들이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있을 수 없을 만큼 신나고 흥겨운 록 음악부터 집시 선율을 기초로 한 ‘슬프도록 아름다운’ 음악까지 그의 매력적인 음악 세계를 맛볼 수 있다. ‘광란의 순간’으로 돌변하며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앙코르의 현장’도 놓치지 말 것. 31일 오후 8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2만∼8만 원. 031-783-8000

▽해피 엔딩 카르멘=집시 여인 카르멘과 군인 돈 호세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린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을 새로운 형식으로 만들었다(브레고비치 자신은 이를 ‘집시 오페라’로 부른다). 기존의 오페라를 상상하면 안 된다. 성악가와 오케스트라가 따로 구분 없이 밴드들이 노래와 내레이션을 하며 카르멘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 비극으로 끝나는 원작과 달리 이 작품은 제목에서 드러나듯 ‘해피 엔딩’이다. 대표적인 아리아인 ‘하바네라’를 재즈 리듬으로 만날 수 있다. 9월 2일 오후 7시. LG아트센터. 3만∼7만 원. 02-2000-0114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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