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자비]자녀 가슴에 심은 꿈의 씨앗

  • 입력 2007년 9월 6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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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도 끝났다. 학생과 교사는 방학이라는 긴 휴식을 취하고 더욱 성숙한 꿈과 기대를 가지고 새 달 새 학기를 맞이하리라.

개학을 하고 난 아이들은 방학 동안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따라, “건강했니” “재미있었니” “어디 다녀왔니” 등 갖은 화제로 꿈에 대한 자극을 받는다. 그런 의미에서 방학숙제도 아이들에게 중요한 성장 프로그램이다.

올 여름방학에는 숙제 대리인이 인터넷에 광고를 내서 대신 숙제를 해 주는 데 상당수의 학생과 학부모가 이를 이용했다고 한다. 돈 주고 과제물을 사다가 제출하는 교육 병폐가 부끄럼 없이 등장한 것이다.

2004년 아프리카 방문 길에 ‘세계에서 가장 수명이 짧은 나라’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수명이 짧은 나라는 말라리아 때문에 평균수명이 26세인 아프리카 대륙의 시에라리온이라는 국가다. 그곳에는 ‘국경없는의사회’ 소속으로 말라리아 병을 치료하는 일본인 의사 야마모토 도시하루 씨가 있다. 그는 일곱 살 여름방학 때,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아프리카 여행을 갔는데 그때 불쌍한 사람을 치료해 주는 의사가 되리라는 꿈을 품게 되었다. 마침내 의사가 된 그는 어린 날의 기특한 꿈을 이루고자 세상에서 가장 수명이 짧은 나라에서 헌신하고 있었다.

방학 기간에 젊은 부부가 1학년짜리 아들을 데리고 야간 산행을 하는 것을 보았다. 전남 영광군 백수읍에 있는 옥녀봉에 올라 평화와 양심이 존중되는 세상을 꿈꾸는 기도에 참석한 것이다. 자신의 발도 보이지 않을 만큼 캄캄한 밤에 산에 오르는 일은 무섭고 위험한 일이었다. 그러나 주저하지 않고 손전등 하나에 의지하여 산에 올랐고, 사랑하는 아들이 평화롭고 양심적인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였다. 아이는 자기가 어둠을 뚫고 험한 산길을 다녀온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분명 인내와 용기를 갖고 평화와 양심을 생각하는 강한 아이로 성장할 것이다.

부모는 자녀의 꿈을 기르는 길잡이도 되고 동반자도 되고 후원자도 되어야 한다. 그래서 강하게 크고 스스로 적응하도록 돕는 교육의 자애로운 참여자가 되어야 한다. 숙제를 대신 해 주는 부모보다 힘들더라도 자녀와 함께 꿈을 가꾸어 가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이선조 교무·원불교신림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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