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푸드]사르르 깨물면 첫사랑의 향기 와르르∼

  • 입력 2008년 2월 1일 02시 59분


입소문 많이난 초콜릿카페 3선

얼마 전부터 초콜릿, 코코아, 초콜릿 케이크 등 초콜릿으로 된 여러 종류의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초콜릿카페가 생기기 시작했다. 쿠키, 빵과 함께 디저트의 한 종류에 불과하던 초콜릿이 당당하게 단일 메뉴로 독립한 것이다. 지난해 다크 초콜릿이 큰 인기를 끌면서 초콜릿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었다. 일본이나 미국, 유럽에서 초콜릿카페가 유행한 지 꽤 오래된 점을 감안하면 늦은 감도 있다. 카페인이 들어 있어 사람을 흥분시키기도 하고,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한 맛 때문에 사랑이나 인생에 비유되기도 하는 초콜릿. 초콜릿카페 가운데 입소문이 많이 난 3곳을 찾아 대표 메뉴를 맛보고 소개한다.

○ 수제 초콜릿의 정성이 듬뿍… 강남역 일카카오

문을 열면 달콤한 냄새가 확 달려든다. 가게에서는 뜨거운 불에 초콜릿 덩어리를 녹이고 판에 초콜릿을 넣어 굳히는 손길이 바쁘다. 진열대에는 강아지, 고양이, 하트, 카카오 등 다양한 모양의 초콜릿이 가득 들어 있다. 쓱 훑어보면 초콜릿 냄새가 유혹한다. ‘갖고 싶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골목에 있는 ‘일카카오’다.

이탈리아에서 초콜릿 장인에게서 전수받은 초콜릿 만드는 솜씨를 뽐내는 사람은 최영경 씨.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느라 정신이 없다.

“손으로 만든 느낌이 들어 세련되기보다는 좀 촌스럽죠?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정감이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선물한다면 마치 자신이 만든 것 같은 느낌을 줄 것입니다.”

이곳의 대표 상품은 딸기, 체리, 오렌지껍질 등에 화이트, 다크초콜릿을 입힌 과일 초콜릿이다.

딸기에 화이트초콜릿을 입힌 것은 씹는 순간 딸기즙이 입안에 상큼하게 퍼지면서 계속 집어 먹게 만든다. 흘러내린 화이트초콜릿이 뭉쳐진 끝 부분은 너무 단 느낌이 있지만 강한 딸기향이 그런 느낌까지 덮는다.

체리초콜릿은 럼, 설탕에 살짝 절인 체리에 다크 또는 화이트 초콜릿을 입힌 것으로 럼과 체리의 향이 어울려 느낌이 좋다.

초콜릿에 럼이나 코냑을 넣으면 향이 깊어지기도 하지만 유통기간이 늘어난다. 판초콜릿처럼 딱딱한 초콜릿은 길게는 몇 달까지 가지만 생크림, 버터가 들어간 말랑말랑한 생 초콜릿으로 속이 찬 봉봉초콜릿은 열흘 안에 먹는 게 좋다. 물론 가장 좋은 건 만들자마자 먹는 것이다.

채로 썬 오렌지껍질에 초콜릿을 입힌 제품도 향기가 좋다. 딸기와 체리는 개당 2000원, 오렌지는 2개에 2000원.

초콜릿 음료에 우유를 섞은 뒤 과일빙수에 부어 먹는 초콜릿 과일빙수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인기다. 1만 원. 요즘은 때가 때이니만큼 ‘영원히 사랑할게’와 같은 메시지를 넣은 하트 모양의 초콜릿(로미오 줄리엣 하트)이 인기다. 하트는 8000원, 글씨를 넣으면 5000∼1만 원이 추가된다. 초콜릿을 사 가는 손님이 많지만 음료와 빙수를 즐기려는 고객을 위해 2층에 조그만 탁자 3개를 들여놓았다. 02-555-8362

○ 세련된 가게, 더 세련된 초콜릿… 청담동 디어초콜릿

통유리로 된 가게는 어디가 출입구인지 쉽게 찾을 수 없었다. 겉에서 보면 마치 미술 전시회장 같고 1층에 들어서면 메뉴판이 책처럼 꽂혀 도서실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이곳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초콜릿카페 디어초콜릿이다.

초콜릿카페로 유명하긴 하지만 실은 이탈리안 레스토랑도 된다. 들어서면 초콜릿 냄새 대신 음식 냄새가 난다. 초콜릿과 케이크는 경기 파주에 있는 공장에서 장인들이 일괄적으로 만들어 공급한다. 이곳에는 판초콜릿은 없는 대신 봉봉초콜릿이 25가지 정도 된다. 현대적인 인테리어에 어울리게 초콜릿도 깔끔하고 세련됐다. 초콜릿 음료가 카카오 함량에 따라 뜨거운 것 4종류, 차가운 것 4종류로 다양하다.

가장 맛난 초콜릿은 홍차와 럼을 살짝 넣은 얼그레이초콜릿. 통상 봉봉초콜릿은 속이 보이지 않기에 맛을 짐작하지 못하고 고르게 된다. 그래서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어머니는 검프에게 “인생은 초콜릿 상자에 담긴 초콜릿과 같다. 어떤 초콜릿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듯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인생도 달라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속 재료를 초콜릿 겉에 표현하는 게 일반적이다. 얼그레이초콜릿은 말린 홍차 잎 3, 4 조각을 겉에 묻혀뒀다. 카카오 함량이 24∼85%인 초콜릿 음료가 인기다. 특히 브랜디핫초콜릿은 취향에 따라 적당히 섞어 마시도록 브랜드를 따로 내준다. 너무 많이 넣으면 취한다. 한두 방울 떨어뜨려 향만 즐기는 게 좋다.

봉봉초콜릿은 개당 1700원, 음료는 9000∼1만1000원. 부가세 10%가 따로 부과된다. 고객의 반응에 따라 3개월에 한 번씩 메뉴를 업그레이드 한다. 02-3446-7251

○ 벨기에에서 공수해온 깊은 맛… 명동 레오니다스

명동성당 옆에 위치한 레오니다스는 프랜차이즈 초콜릿카페다. 벨기에에서 공수해온 초콜릿이 80여 종류나 되며 와플을 함께 판다. 벨기에 본사에서 초콜릿을 만들 때 카카오버터 등을 냉동하지 않고 냉장 보관해 만들기 때문에 신선한 맛이 살아있다.

카카오버터에 견과류를 으깨 넣어 고소한 맛이 뛰어난 프랄린을 속으로 한 봉봉초콜릿이 대부분이다. 판초콜릿도 있다. 얼핏 보면 디어초콜릿처럼 세련된 느낌이지만 자세히 보면 같은 접시 안에도 크기가 조금씩 다르다. 수제 초콜릿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봉봉초콜릿 가격도 개당으로 따지지 않고 10g당 950원으로 따진다. 한 개의 중량은 통상 12∼13g이기 때문에 개당 1300원 선으로 보면 된다. 다른 수제 초콜릿보다는 싼 편이다. 통나무 모양의 부쉬프랄린(Buche Pralines)과 카라멜, 헤이즐넛 커피향이 첨가돼 초콜릿의 진한 향이 더욱 돋보이는 마론 다크가 잘 나가는 품목이다. 크런치초콜릿처럼 씹으면 아싹 씹히는 느낌이 나는 카살레오나 카르 크로퀀트는 맛과 함께 소리로 즐긴다.

초콜릿 음료도 괜찮지만 발효를 통해 쫀득쫀득하게 만든 밀가루 반죽에 초콜릿과 생크림을 얹은 벨기에 와플이 인기다. 초콜릿 음료는 5000∼5500원, 와플은 8000∼1만2000원. 들어서면 테이블이 3개 배치돼 좁아 보이지만 지하까지 합하면 14개나 돼 앉아서 수다 떨기에 좋다. 02-318-1312

글=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사진=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혀끝으로 살살 녹여서… 커피나 와인 있으면 금상첨화

알고 먹으면 초콜릿을 100배 즐길 수 있다. 도브초콜릿에 따르면 초콜릿은 카카오 함량만 아니라 카카오의 원산지에 따라 향과 맛이 다르다. 커피 원두와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에콰도르 카카오는 과일 맛이 강하다. 도미니카 카카오는 같은 함량이라도 깊은 맛을 더 느낄 수 있다.

보통 초콜릿이 입에 들어오면 아작아작 씹어 먹어 버리는데 와인을 즐기는 방법을 응용하면 좋다. 초콜릿의 색상을 먼저 즐기고, 판초콜릿을 부러뜨릴 때 나는 ‘또각’ 소리를 즐기며, 손가락으로 살짝 문지른 뒤 향을 느끼자. 입에 넣었을 때도 혀끝으로 천천히 녹이면 풍부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지게 된다.

냉장고에 뒀을 때는 냉기가 가시도록 둔 뒤 먹는 게 더 맛있다. 다이어트에 돌입해 있는데 초콜릿이 너무 먹고 싶다면 카카오 함량이 50% 이상인 판초콜릿이나 초콜릿 음료를 권하는 게 좋다. 중요한 시험에 떨어졌다면 다크초콜릿보다는 달콤한 맛이 강한 화이트나 밀크초콜릿이 더 낫다. 초콜릿은 에스프레소 커피나 와인과 함께 즐기면 좋다. 레드 와인에는 견과류가 씹히는 초콜릿보다 부드러운 생 초콜릿이 더 좋다. 화이트 와인에는 화이트초콜릿이나 과일에 초콜릿을 입힌 게 어울린다. 기본적으로 초콜릿은 살살 녹을 때 제 맛이 나기에 따뜻한 종류의 어떤 음료와도 무난하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