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인터넷 교보 '신간30%할인' 출판계 거센 반발

  • 입력 2001년 6월 12일 18시 48분


할인공세로 반발사고 있는 교보문고
할인공세로 반발사고 있는 교보문고
교보문고가 11일부터 한달간 이 회사 산하 인터넷서점인 ‘인터넷 교보문고’를 통해 베스트셀러와 신간 300종을 20∼30% 할인판매에 들어가자 출판계에서 반발하고 있다.

주요 단행본 출판사 300여개가 모인 한국출판인협회는 12일 교보문고측에 항의서한을 보내 “도서정가제를 앞장서서 지키던 교보문고가 정가제를 와해하는 것은 전체 도서시장 안정을 위해 옳지 않으므로 자제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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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인협회는 특히 온라인 판매시 출간 1년 이하인 신간도서는 최대 15%까지만 할인하기로한 출판사와 온라인서점 대표들간의 4월10일 합의내용을 교보문고가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임의대로 할인서적을 선정한 것을 문제삼고 있다.

이날 사계절출판사는 할인대상에 오른 이 회사 아동도서 2종을 제외해 줄 것을 교보문고측에 요구했다. 한길사 김영사 등 주요 출판사들도 조만간 같은 요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할인도서 목록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창작과비평 문학과지성 실천문학 등 주요 출판사들도 연대해 교보문고에 책을 납품하지 않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이에 대해 교보문고측은 “개점 20주년을 맞아서 80만명의 북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한시적 으로 벌이는 사은행사일 뿐이며 도서정가제 파괴와는 무관하다”면서 “해당 출판사가 원하지 않는다면 할인목록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보문고의 이번 할인판매는 대형서점과 온라인서점들의 할인판매 경쟁을 부추겨 도서정가제의 근간을 흔들 것으로 보인다. 교보문고에 이어 영풍문고도 15일부터 한 달간 베스트셀러와 신간 500종에 대해 30% 정도의 할인판매 행사를 준비 중이며, ‘예스24’와 ‘알라딘’ 등 대표적인 온라인서점들도 조만간 신간에 대해 최소 30% 이상 할인판매로 교보문고에 맞대응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출판계는 도서정가제를 지키겠다고 공언해온 교보문고가 출판계의 반발과 그 파장을 예상하면서도 일방적으로 할인행사를 벌이는 배경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최근들어서 전국적인 도서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교보 베스트셀러’ 순위에 들기 위해 일부 출판사의 사재기가 극성을 부렸기 때문이다.

한 출판사 영업담당자는 “교보문고가 책 대신 거래명세서만 오가는 사재기와 신용카드를 이용한 대량 사재기를 눈감아주고 있다는 얘기가 출판계에 널리 퍼져 있다”면서 “이런 사재기 방조가 문제될 조짐을 보이자 교보문고가 ‘물타기’를 위해 할인행사를 급조했다는 의혹이 짙다”고 전했다.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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