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산책]‘불암산 깔딱고개’를 아십니까

입력 2008-01-18 03:02수정 2009-09-25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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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깔딱고개’를 아시나요.”

최근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핸드볼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서는 주연인 김정은과 엄태웅이 산악 달리기 경주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서울 노원구 공릉동 불암산 기슭의 태릉선수촌에서 매주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장면을 영상화한 것이다. 태릉선수촌에 들어온 국가대표 선수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그 유명한 ‘불암산 달리기’다.

태릉선수촌에는 17일 현재 15개 종목 357명의 선수들이 입촌해 있다. 이들은 요즘도 매주 금요일 오후 3시면 불암산 달리기를 한다. 예전엔 종목 간 경쟁이 치열해서 모든 선수가 참가해야 했고 다른 종목 선수들에게 뒤지면 외출도 금지되고 즉석에서 벼락같은 호통을 받기도 했으나 요즘엔 자율적인 참가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종목 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심리는 여전하다. 태릉선수촌에서 인근 불암산 헬기장까지 편도 4.5km의 거리를 달린다. 일반인들은 한 시간 남짓 걸리는 이 거리를 빠른 선수들은 24∼25분대에 달린다. 땀에 젖은 선수들이 숨이 막히고 지칠 대로 지칠 때쯤 나타나는 것이 유명한 ‘깔딱고개’ 혹은 ‘눈물고개’로 불리는 마지막 오르막이다. 이때쯤이면 선수들의 심장은 폭발할 지경에 이른다.

이 불암산 달리기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한 선수로는 복싱의 문성길이 꼽힌다. 프로로 전향해 세계챔피언이 되기도 한 그는 국가대표 시절 21분대의 기록을 세웠다. 비공식기록이기는 하지만 이는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는 것. 또 축구대표팀의 박지성이 처음 참가한 불암산 달리기에서 다른 종목 선수들을 제치고 3위 안에 들어 주변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여자핸드볼대표팀은 이 불암산 달리기에서 오랫동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전통의 강자다. 몸싸움이 많고 지구력이 필요한 종목이기 때문에 그만큼 강훈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자핸드볼이 국제무대에서 강한 것은 이유가 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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