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레이저 피부치료 허와 실]새하얀 미인? 미완의 '마술'

  • 입력 2000년 12월 5일 18시 44분


‘빛의 마술사’로 불리는 레이저. 고통없이 ‘피부 미인’이 되고 싶은 여성들이 레이저치료에 거는 기대는 환상에 가깝다.

그러나 레이저는 만능이 아니다. 기존 치료법보다 통증이 적지만 전혀 아프지 않다고 기대하면 실망한다.

▽치료 대상〓점 주근깨 검버섯 등을 비교적 쉽게 없앨 수 있다. ‘딸기코’를 비롯해 혈관들이 뭉쳐 붉은 반점처럼 보이는 ‘혈관종’ 치료에도 효과적. 얼굴이나 목에 난 검푸른 반점인 ‘오타 모반’과 장난삼아 새긴 눈썹 문신 등을 흉터없이 없앨 수 있다.

외출하거나 목욕한 뒤 얼굴이 빨개지는 ‘안면 홍조증’ 등의 치료에도 좋으며 여드름 흉터 수두자국 눈밑지방 등을 없애는 데도 뛰어나다. ‘화농성 육아종’이란 붉은색 종양은 흉터가 남지 않으므로 미용적으로 만족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뿐이다. 사춘기에 다리 안쪽이나 등에 생기는 튼살은 조기에 치료하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만능은 아니다〓레이저로 얼굴에 난 흉터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흉터를 눈에 덜 띠게 하거나 흉터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피부염이나 세균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질환 등은 레이저로 치료가 되지 않으므로 먹는 약이나 바르는 약을 써야 한다. 사마귀 치료도 기존 치료법을 능가할 정도는 아니다.

여드름 흉터 점 오타모반 등이 피부 깊숙이 있으면 치료하기 힘들다. 뿌리가 깊거나 털이 많이 난 점을 무리하게 없애려다 자칫 흉터가 생길 수 있다. 문신도 검은 문신 위에 살색으로 덧문신을 했거나 울긋불긋한 문신을 했다면 몇 번씩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기미에는 맥 못춰〓기미는 치료가 어렵다. 일부에서는 ‘레이저로 살을 약간만 벗겨내면 기미는 없어진다’고 생각하지만 기미 색소를 만드는 세포의 종류와 분포 깊이 등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치료가 쉽지 않다.

치료받는 동안 증세가 좋아졌다 곧 재발하는 경우가 많고 치료 부작용으로 얼굴이 검게 바뀔 수도 있다. 트리클로름세트산(TCA) 등 바르는 약만으로 치료하는 것이 오히려 좋은 환자도 있다. 연고와 박피술을 함께 시술할 때 좋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

제모 레이저로 털을 영구적으로 없앨 수 있는 대상은 80∼90%. 약 10%는 2∼3개월 정도만 효과가 있다. 선탠을 많이 한 피부는 레이저를 강하게 쏠 수 없어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보호안경 꼭 써야〓흔히 갓난아기에게 레이저를 쏘면 아이의 발육에 악영향을 주거나 내부 장기에 손상을 준다고 생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레이저 중 투과력이 가장 높은 엔디야그 레이저가 피부를 뚫고 들어가는 깊이는 4∼6㎜에 불과하다.

단, 눈은 레이저에 의해 손상받을 수 있으므로 수술시 거즈로 눈을 가리기보다 반드시 레이저 차단용 보호안경을 낀다.

▽신종이라고 다 좋지 않아〓신종 레이저기계라고 모두 치료 효과가 뛰어난 것은 아니다.

1∼2년 정도 사용된 뒤에야 안정성을 믿을 수 있다. 특히 미국에서 개발한 피부 치료용 레이저는 피부가 아주 흰 서양인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피부가 까무잡잡한 동양인에게도 같은 효과가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어떤 레이저가 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다는 이유만으로 이 레이저 치료를 받으면 위험할 수도 있다.

▽주의 사항〓치료 후 3, 4일은 세수할 수 없으며 1주일 동안은 멍이 든 것 같은 표시가 난다.

특히 레이저박피는 수술 후 몇 달 정도 얼굴이 발개지고 부어오른다. 시술 부위가 나으면서 딱지가 앉게 되는데 억지로 떼어내지 말고 저절도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화장은 딱지가 떨어진 뒤에야 할 수 있다. 임신 중인 여성이나 당뇨 결핵 신장병 간질환 등을 앓고 있는 환자는 몸에 무리가 올 수 있으므로 레이저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 좋다.

(도움말〓울산대 서울중앙병원 피부과 성경제교수, S&U 피부과 김방순원장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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