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과학자들의 색안경을 벗긴다 …‘과학은 예술이다’

  • 입력 2006년 7월 29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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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은 예술이다/보리스 카스텔, 세르지오 시드몬드 지음·이철우 옮김/264쪽·1만2000원·아카넷

‘과학은 예술이다.’ 이 말은 기술(technology)의 어원이 예술(art)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테크네(techne)’에서 왔으며 과학자에게도 창조력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과학과 예술의 이 같은 상관관계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도 많다. 과학은 자연을 관찰하고 논리적으로 분석해 있는 그대로를 정확히 기술한다. 안경과 날카로운 눈매, 실험실 가운에서 떠오르는 이미지가 그렇다.

예술은 어떤가? 홀린 듯한 눈빛, 긴 머리,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의상 등…. 자연을 주무르고 변형시키고 친숙한 물질에 새로운 형상과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다.

그러나 이 책은 과학과 예술의 공통분모를 ‘과학적’으로 보여 준다. 저자는 아인슈타인, 하이젠베르크에서 피카소, 몬드리안, 말레비치, 뒤샹 등 20세기 과학과 미술 창작 과정을 교차해 보여 주면서 편견에 가린 과학자들의 모습을 생생히 집어낸다.

책을 읽다 보면 과학자들이 합리성과 객관성을 담보로 과학적 발견을 한다는 고정관념이 부서진다. 양자혁명, 진화론, 불확정성 이론 등 20세기 과학 이론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과학자에게도 예술가 못지않은 통찰이나 직관, 자연에 대한 감성적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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