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문학작품속 주인공을 통해본 ‘리더십 찾기’

  • 입력 2009년 4월 18일 02시 58분


◇문학의 숲에서 리더의 길을 찾다/조셉 L 바다라코 주니어 지음·고희정 옮김/304쪽·1만3000원·세종서적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인 저자는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리더십 토론 수업을 진행하던 중 조지프 콘래드(1857∼1924)의 단편소설 ‘비밀 공유자’를 읽어오는 것을 과제로 내주고 후회한다. 정통 경영서를 많이 읽은 CEO들은 문학 작품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CEO들이 이 작품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비밀 공유자’의 주인공은 첫 항해를 떠난 선장. 그는 살인 누명을 쓴 채 배 안의 감옥에 갇혔다가 탈출했다고 말하는 낯선 사람을 배에 태우게 된다. 그 사람의 말을 믿은 선장이 위험을 무릅쓰고 그를 뭍으로 데려다준다는 이야기다.

CEO들은 “선장이 어리석은 짓을 했다”, “무책임하다”, “나도 선장처럼 했을 것이다. 사람을 믿지 못했으면 내가 이 자리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등 다각도로 논쟁을 벌인다. 저자는 신임 선장이 소설에서 마주한 질문인 ‘태울 것인가 말 것인가’는 세상의 모든 리더가 맞닥뜨리는 문제라는 점을 깨닫는다.

이 책은 문학 작품에서 리더를 발견해 문학이 리더십을 가르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서 밀러(1915∼2005)의 ‘세일즈맨의 죽음’, 소포클레스(기원전 496년∼기원전 406년)의 ‘안티고네’ 등 작품 8편에서 리더의 열정과 희망, 윤리관, 역할 모델, 책임, 원칙과 현실의 조율, 성찰 등을 읽어낸다.

‘세일즈맨의 죽음’의 주인공 윌리는 꿈과 환상을 구분하지 못했다. 직장에서 동료의 비웃음을 사는 무기력한 인물이지만 아들들에게 자신이 잘나가는 세일즈맨이라고 허풍을 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공한 사람이 될 거라 믿는다. 아들들이 비현실적인 사업 아이디어를 냈을 때 아내가 합리적으로 충고하는 것을 막기도 한다. 결국 윌리는 헛된 꿈을 위해 자살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선택한다.

저자는 훌륭한 리더는 꿈이 현실성이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1990년대 미국 인터넷 산업의 거품을 얘기한다. 당시 기발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없는 아이디어에 투자해 공중으로 사라진 돈이 수십억 달러가 넘는다.

‘위대한 개츠비’,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로 유명한 스콧 피츠제럴드의 작품 ‘마지막 쇼군의 사랑’에는 워커홀릭처럼 보이는 성공한 영화사 사장이 등장한다. 그는 심장병에 걸리고 사람들은 그가 지나치게 열심히 일해서 병을 얻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주인공에게서 타인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헌신하는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발견한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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