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북스]행복을 위한 물음 '내 방식대로 사는가'

  • 입력 2001년 6월 1일 18시 38분


◇나를 위한 룰을 만들어라/한근태 지음/262쪽 9000원/중앙M&B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고 사회 분위기가 어수선할수록 대중들은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보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특히 최근처럼 기업 환경이 불확실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직장인들은 더욱 그렇다. 각종 자격증 학원이 붐비고, 처세술이나 성공 비법, 자기 개발에 관한 책들이 인기를 얻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이 책도 굳이 분류하자면 일반인, 그 중에서도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자기 개발에 관한 책이다.

여타 책들과 마찬가지로 저자도 매우 간단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몇 가지 원칙들을 제시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 책 전반에 걸쳐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개념은 주도권에 관한 것이다. 저자에 의하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인간이 있다. 한 사람은 인생을 자기 뜻대로 이끌어가는 ‘주도적(proactive) 인간’이고, 다른 한 사람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일희일비하는 ‘대응적(reactive) 인간’이다.

주도적인 사람은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간다. 자신의 행복을 주위 사람이나 주변 환경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는 삶을 지향한다. 자신이 세운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진다.

반면에, 대응적인 사람은 세상의 모든 일에 본능적으로 반응한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 ’가치관’이라는 필터가 존재하지 않는다. 항상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춰 목표를 설정하고, 늘 하던 식으로 행동한다. 결국 자기 인생의 주도권을 누가 갖느냐에 따라 진정한 성취감이나 행복이 결정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 책에는 주도권 문제 외에도 넓은 시야, 철저한 기록 습관, 돈독한 인간 관계, 자기 반성 등 초등학교 입학 후 지금까지 한번쯤은 들어 본 듯한 삶의 지혜가 쉬운 문장으로 정리되어 있다.

개인의 문제 외에도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살려 조직의 문제 특히 리더십에 관한 내용을 풍부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이다. 저자는 모든 조직을 시스템과 마인드의 문제로 파악한다. 흔히 조직에서 문제가 터지면 시스템은 구성원의 마인드를 탓하고, 구성원은 시스템을 탓하느라 바쁘다. 그러나 실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논쟁처럼 어느 한쪽을 탓하기 힘들다. 결국 시스템과 마인드를 함께 혁신시켜야 비로소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제안이다.

즉, 조직의 구성원은 자신의 마인드부터 바꾸고 당당하게 시스템 변혁을 요구해야 한다. 마인드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구축해도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조직의 리더는 시스템 변혁을 통해 구성원들을 이끌어야 한다. 열린 커뮤니케이션, 팀워크 강화 제도, 신뢰에 기초한 평가 및 인센티브 시스템 등이 구성원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 변혁의 주요 내용들이다.

최근 남의 탓만 하고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열악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 책이야말로 ‘주도적 인간’이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동현(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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