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새책]철학과 수학이 재미없다고?

  • 입력 2008년 9월 8일 18시 08분


◇딸과 함께 문화 논쟁/제롬 클레망 지음·안수연 옮김/128쪽·6500원·에코리브르

열일곱 쥐디트와 아버지이자 이 책의 지은이 제롬 클레망(프랑스 아르테 TV 창설자)이 문화를 둘러싸고 나눈 대화 내용을 엮은 책이다. “프랑스는 바스크인, 브르타뉴인, 알자스인 들로 구성되었지만, 이들 모두 프랑스 사람이지!”라는 아빠의 설명에, 딸은 곧 “저마다 자기 언어로 말하고 싶어 하잖아요! 그러니까 프랑스 국민이라고는 할 수 없지 않나요?”라고 되받아친다. 그들의 화제는 ‘지역과 언어의 차이 → 자민족 중심주의 → 문명화와 문화 대립 → 식민지 쟁탈전 → 민족 정체성→ 이민 문화와 지배 문화 → 다문화주의와 인종주의’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진다. 이런 식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마릴린 맨슨 같은 대중 스타에서 마르크스, 레닌, 스탈린의 사회이론과 정치까지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부녀간 핑퐁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재기발랄하게 담겨 있다.

◇미미와 리리의 철학 모험/혼다 라이아케 지음·박선영 옮김/288쪽·10000원·은행나무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컨설턴트로 활동해온 저자가 친족 살인, 버스 테러 등 비행 청소년들의 문제를 접하고 청소년들이 쉽게 읽힐 수 있는 유쾌한 철학 이야기를 펴냈다. 책 속에서는 진지한 미즈사와 미키와 까칠한 린나이 료카 두 열일곱 살 소녀가 등장해 종교, 인간의 존엄성, 사형, 박애정신, 공리주의 등에 대해 토론해 보고 생각의 힘을 키운다. 여기에 윤리 교사 뎃코가 등장해 이들에게 철학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생각의 물꼬를 터주는 멘토 역할을 한다.

◇비밀, 거짓말 그리고 수학/웬디 리치먼 지음·박영훈 옮김/156쪽·8900원·주니어 김영사

수학을 좋아하는 소녀 테스는 시시콜콜한 생활을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한다. 복잡한 친구 관계나 자신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을 절대 값, 제곱근, 부등호, 그래프, 접선, 벤 다이어 그램, 이차방정식 같은 용어로 나타내는 것이다. 친구 새미는 모든 일을 5배 이상 과장해서 말한다는 것은 S5라고 표현하고 새미와 새미 엄마 사이에 공통점이 없으면 공집합의 벤 다이어그램으로 그려내는 식이다. 수학 교사 출신의 프리랜서 작가 웬디 리치먼은 청소년들의 우정과 믿음, 배신 등을 수학의 개념으로 표현해 읽는 이들로 하여금 어렵기만 한 수학에 재밌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수학, 철학에 미치다/장우석 지음/228쪽·11000원·숨비소리

최근 포항공과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대학이 학술교류협정을 맺은 일이 세간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비슷하게 현직 고등학교 수학교사인 저자가 탈레스와 플라톤부터 버트런드 러셀까지 뛰어난 철학자이자 수학자였던 인물들의 사유 과정을 따라가며 철학과 수학의 공통점을 밟아가는 책을 펴냈다. 저자는 철학이 새로운 문제의 발견을 통한 인식의 틀 확장, 그리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의 논리의 정교한 발전 등은 거의 모든 수학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총체적인 사고’를 향해 첫발을 내딛을 수 있는 책.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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