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건강2000]정진엽/「O자형」 다리

  • 입력 1999년 6월 7일 18시 45분


『아이가 이제 막 걷기 시작했는데요, 무릎 사이가 벌어지고 정강이가 휜 ‘오(O)자다리’에요.』

소아정형외과에서 부모들로부터 듣는 흔한 증상 중 하나.

의학용어로 내반슬(內反膝)인 ‘O자형 다리’의 대부분은 ‘생리적 내반슬’. 엄마 뱃속에서의 자세 때문에 출생 후에도 무릎이 바깥쪽으로 굽는 것. 아이가 서거나 걷기 시작할 때 △다리가 O자형으로 벌어지고 △안장걸음을 걷는 것을 발견하고 병원을 찾는다.

생리적 내반슬의 대부분은 자라면서 저절로 교정되므로 치료가 필요없다. 이런 아이들은 생후 18∼24개월이면 다리가 펴지다가 30개월쯤 되면 오히려 X자 형태의 ‘외반슬’이 된다. 그러나 4∼6세가 되면 정상이 된다.

드물게 만2세가 돼도 살이 찌는 등의 체질변화로 나아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때는 다리교정 ‘보조기’를 6∼12개월 착용시킨다.

O자다리가 2세 이후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비타민D가 부족한 구루병 △선천적으로 뼈가 형성되지 않는 골이형성증 등 특정질환인 경우다. 이 때는 생리적 내반슬과 달리 △허벅지부터 발목까지 전체적으로 심하게 휘고 △무릎 바로 아래나 발목 위부터 급격하게 휜다. 이런 질환은 O자다리의 10% 이내. 원인치료와 함께 보조기를 착용시킨다. 심하면 뼈를 잘라 펴는 ‘골절술’로 치료할 수 있다.

정진엽(서울대의대 소아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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