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미스터]「밀레니엄 키드」 어떻게 키우나?

  • 입력 1999년 2월 1일 19시 00분


‘말로는 EQ(감성지수), 실제론 IQ(지능지수)’. 20,30대 주부들은 아이의 ‘지능’보다 ‘정서’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지능발달에 신경을 쓰며 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와 육아전문출판사인 ‘한울림’은 리서치 앤 리서치(R&R·대표 노규형)에 의뢰해 젊은 주부들이 ‘21세기를 이끌 ‘M(밀레니엄) 키드’를 어떻게 키우고 있는가’를 1월21∼22일 전화조사했다. 대상은 0∼6세 자녀를 둔 전국 20,30대 주부 1천명이며 신뢰도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표준오차는 ±3.1%.

▽아이의 정서가 중요〓주부들이 가장 알고 싶은 육아정보는 ‘아이의 정서발달’ 관련 정보(37.7%). 이어 ‘지적능력을 길러주는 교육’(28.8%) ‘연령에 따른 특징’(13.2%) ‘질병과 건강’(10.1%) ‘함께 놀 수 있는 놀이’(6.6%)에 대한 정보의 순.

아이를 키울 때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단연 건강(60.3%). 2위는 정서발달(33.9%)로 지능발달(5.5%)보다 훨씬 높아 ‘IQ의 시대’를 넘어 ‘EQ의 시대’를 향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대졸 이상(43.3%) 월소득 2백만원 이상(49.1%) 직장여성(43.2%)에서 정서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반면 중졸 이하(36.4%)에선 학습지 등 공부를 잘하는 ‘비법’을 찾는 경향을 보였다.

중앙대 유아교육과 이원영교수는 “95년10월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EQ의 중요성을 다룬 직후 불기 시작한 ‘EQ 바람’이 점점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

▽그래도 IQ?〓이 세대 주부의 절반(50.1%)은 하루 1∼2시간을 자녀와 함께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졸 이하(61.8%) 월수입 1백만원 이하(53.4%) 직장여성(60.6%)에서 이 응답이 많았다. 이어 하루 3∼4시간 21.2%, 5∼6시간 6.5%, 6시간 이상 22.2%. 학력이 높을수록, 연령이 낮을수록 6시간 이상 할애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화여대 유아교육학과 이기숙교수는 “아이가 정상적으로 성격을 형성하고 지능을 높이려면 최소한 3∼4시간은 엄마가 함께 있어야 한다”고 설명.

자녀와 함께 있을 때는 ‘책을 읽어 준다’(34.3%)는 주부가 가장 많았으며 △장난감 놀이(26.6%) △TV나 비디오 보기(18.1%) △학습지 등 지적학습(15.2%) △운동(3.9%)의 순.

감성교육(EQ영역)을 중시한다는 응답이 지능교육(IQ영역) 중시 보다 많았지만 실제로는 지능교육 쪽에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와 함께 있을 때 하는 일 가운데 EQ와 관련된 항목은 장난감놀이 운동 등으로 30.5%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IQ영역이기 때문.

▽아이 한명당 월평균 육아비 16만원〓대부분 자녀를 직접 키우고 있다(88.2%). 이어 놀이방 등 탁아시설이용(7.7%)과 시댁에 맡기는 경우(1.8%)등. 직장여성의 경우 직접육아(43.2%)에 이어 맡기는 곳과 사람으로는 탁아시설(28.0%) 시어머니(13.6%) 친정어머니(9.1%)의 순. 96년 11월 주간 ‘사람과 사회’가 직장여성 5백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탁아시설 이용(53%) 시어머니(15.4%) 친정어머니(15.2%) 순이었다. 3년동안 탁아시설 이용은 25% 포인트 줄고 시댁과 친정에 맡기는 경우는 각각 1.4%, 6.1%포인트 줄었다.

가족 공동비용을 빼고 자녀 1명에게 들어가는 육아비용은 한달에 16만원 정도. 10만∼19만원(40.8%)이 가장 많았으며 30만원 이상도 11.9%.

▽‘1%의 영재’와 ‘20%의 영재교육’〓20.2%가 영재교육을 하고 있다. 이유는 ‘아이가 좋아해’(56.4%) ‘능력개발을 위해’(13.9%) ‘남이 하니까’(12.9%) ‘아이가 우수해서’(10.9%) ‘주위의 권유로’(5.4%) 등. 영재교육학술원 하종덕소장은 “초등학교 이하의 경우 IQ가 상위 1% 안에 들어야 영재”라며 “젊은 주부들의 지나친 교육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편의 육아분담 평균점수 56.2점〓젊은 주부들이 평가하는 남편의 육아점수는 평균 56.2점. 남편이 어느 정도 육아에 참여하고 있다는 평가. 80점 이상 ‘고득점’은 11.2%. 이화여대 이교수는 “육아는 주부들의 ‘몫’이라는 전통적 생활의식이 바뀌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

자아실현(14.6%)이나 부부생활(15.0%)보다 육아(53.4%)가 중요하다는 응답이 훨씬 많았다.

‘M 키드’가 갖기를 원하는 직업은 △전문직(7.3%) △교육자(5.7%) △의사(4.2%) △과학자(2.5%) △예체능인(2.4%) △법조인(2%) △공무원(1.6%) 등의 순. 나머지의 과반수는 자녀에게 맡기겠다고 응답.

〈이호갑기자〉gdt@donga.com

《도서출판 한울림(대표 송주한)은 80년 2월부터 교양 과학 사회과학 분야 전문서적을 출판해온 회사. 94년 이후 ‘엄마글방’이란 육아실용서 시리즈 23권을 내놓아 최근에는 육아도서 전문출판사로 유명.

‘엄마가 고정관념을 깨면 아이의 창의력은 자란다’ ‘아이는 감각으로 세상을 배운다’ ‘IQ에서 EQ까지 쑥쑥 높여주는 실천 0세 교육’ 등 베스트셀러를 내놓았다. 02―719―2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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