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부른다/제주]숨겨진 비경 3선

  • 입력 1998년 7월 24일 19시 40분


섭지코지
제주에는 아직도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길 수줍어 하는 빼어난 경관이 많다. 대부분의 관광객은 이런 ‘비경’을 보지 못하고 ‘경치’만 본 채 돌아가는 셈이다.

천혜의 모습을 간직한채 지역주민에게만 알려져 있는 해안과 폭포를 소개한다.

▼지삿개▼

서귀포시 중문동 중문초등학교에서 남쪽 1㎞에 대포동이라는 작은 해안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여기서 서남쪽으로 6백여m 떨어진 곳에 소나무 사이로 절벽이 나타난다.

이 절벽위에 서 있으면 해양궁전의 돌기둥을 연상시키는 ‘지삿개’라는 해안을 볼 수 있다. 석공이 깍고 다듬어 세워놓은 듯한 4∼6각형의 주상절리가 한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위에서 보면 돌기둥이 거북등 형태로 일정하게 달라붙어 있어 누군가가 한덩이씩 옮겨놓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수심이 매우 깊어 파도가 심하게 일 때 파도끝이 절벽기둥을 타고 오르거나 높이 10m이상 용솟음치는 장관을 연출한다.

▼엉또폭포▼

제주의 이름있는 폭포로 정방 천지연 천제연을 꼽는 사람은 많지만 엉또폭포를 아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정방폭포보다 2m가량 더 높은 엉또폭포(높이 25m)앞에 서면 주변 기암절벽과 조화를 이루면서 쏟아지는 폭포수에 온몸이 파묻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서귀포시 강정동 월산부락을 지나 한라산으로 5백여m 올라가거나 월드컵 경기장 부지에서 북쪽으로 난 길을 따라 서북쪽으로 8백여m 가면 된다. 길이 여러갈래라 주민에게 반드시 묻고 가는게 좋다.

▼섭지코지▼

남제주군 성산읍 신양해수욕장을 지나 6백여m 들어가는 곳에 있다. 제주의 다른 해안과 달리 ‘송이’라는 붉은 화산재로 이뤄진 곳.

바다의 출렁임에 따라 물속에 잠겼다가 일어서는 기암괴석은 수석 전시회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우럭과 돌돔이 많이 잡히는데다 절벽 위에 잔디밭이 펼쳐져 있어 주민에게 나들이 장소로 인기가 있다.

〈제주〓임재영기자〉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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