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美유명 여성들 "직장 떠날땐 미련없이"

  • 입력 2001년 2월 21일 18시 58분


4년전 펩시콜라 북미담당 CEO인 브랜다 반즈가 느닷없이 ‘가정 복귀’를 선언하며 사표를 제출해 작은 파문이 일었던 적이 있다.

당시 미국 여성 가운데 최고 연봉을 받으며 커리어우먼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그녀가 “이제는 비디오로 아이들 생일을 봐야 하는 생활에 지쳤다”며 세 명의 자녀들에게 전념하기로 한 것.

가정을 위해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리를 떠나는 것이 당시만 해도 희귀한 경우였지만 그 후 또다른 유명인사들이 뒤를 이으면서 이런 사례는 더 이상 드물지 않은 일이 됐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근호는 “70, 80년대의 ‘투쟁적인 페미니즘’에 입각해 가정과 직장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려는 ‘해빙 잇 올(Having it all)’의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대신 결혼 후 일단 직업을 포기한 뒤 아이를 키우고 나서 다시 일을 갖는 식으로 일과 가정을 병립시키는 ‘해빙 섬 오브 잇 올(Having some of it all)’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

특히 일에만 몰두해온 전문직 종사자를 어머니로 두었거나 결손가정에서 자란 여성들일수록 이런 성향은 두드러진다.

이러다 보니 젊은 여성들 사이에선 프리랜서나 수의사, 컴퓨터전문가 등 결혼 후에도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 있는 유연성 높은 직업이 선호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뉴스위크는 “이런 추세에도 불구하고 기혼여성이 다시 사회에 나와 의미있고 만족스러운 일을 얻기란 미국에서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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