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창덕궁의 사계 오롯이… 가슴에 담아 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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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담은 궁궐 창덕궁/최종덕 글·김옥재 그림/32쪽·1만2000원·열린어린이

열린어린이 제공
열린어린이 제공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창덕궁에 관한 책입니다. 2년 동안 창덕궁 관리소장을 지낸 글쓴이가 관찰하고 공부한 창덕궁의 생생한 이야기가 부드럽고 섬세한 그림과 함께 펼쳐집니다. 우선, 주변 자연 경관과 어우러진 창덕궁이 얼마나 뛰어난 건축 기술로 만들어졌는지를 알려줍니다. 그 건축물이 그려진 장면 안에는 실제 있었던 행사나 일상적인 모습도 함께 담겨 현장감이 넘칩니다.

말로 설명하기 힘들 만큼 아름다운 창덕궁의 봄과 여름의 숲, 가을 단풍, 겨울 풍경도 담아냈습니다. 창덕궁은 워낙 자연지형을 따라 그 연장선 안에 지어진 궁입니다. 산을 심하게 깎아 내거나 터를 따로 닦지 않고 지형을 그대로 살려 지은 건축물 하나하나가 개성 있고 아름다우며 자유로워 보이기도 합니다. 나지막한 언덕, 계곡과 어우러진 숲과 정원, 크고 작은 정자들과 연못은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습니다.

책을 펼치면 도심을 배경으로 산자락에 자리 잡은 창덕궁을 멀리서 바라보는 전경이 나타납니다. 책장을 넘겨 계단 아래 서서 창덕궁의 입구인 돈화문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그려진 그림 앞에서는 그 위용이 온몸에 느껴집니다. 궁 안 건물 중 가장 크고 아름다운 인정전의 자태를 실제로 큰 행사 뒷줄에 서서 바라보는 듯한 느낌도 생생합니다. 선정전의 푸른 기와, 낙선재와 뒤뜰 화단의 꽃들, 연꽃 가득 피어난 부용정, 색색의 단풍이 눈부신 존덕정과 옥류천, 나뭇잎을 다 떨어뜨린 돈화문 뒤편 고목까지 창덕궁의 사계절을 만날 수 있어 즐겁습니다. 각 건물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그 건물에서는 어떤 일을 했었는지 간략하고 친절한 설명도 곁들였습니다.

책을 덮으니 창덕궁에 다녀온 것 같이 느껴집니다만 한편으론 창덕궁에 가고 싶어집니다. 햇살이 따가우나 그늘은 시원한 계절입니다. 어떤 궁보다 숲이 좋은 창덕궁에서 그림으로 보았던 것 이상의 생생함과 그림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정취를 만나러 이 책과 함께 가보는 건 어떨까요.

김혜진 어린이도서평론가
#자연을 담은 궁궐 창덕궁#창덕궁#건축물#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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