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노영심은 피아니스트!…'이야기 피아노' 연주회

  • 입력 2003년 5월 11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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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심 -사진제공 객석.
노영심 -사진제공 객석.
“연주음악은 가사가 없어 불친절하기도 해요. 그럼에도 피아노 연주음악은 참 착하고 깨끗한 음악이에요.”

노영심은 ‘가사가 있는 노래’ 대신 ‘이야기와 피아노’를 택했다. 변진섭과 ‘희망사항’을 불렀고 KBS ‘작은음악회’(92∼94년)를 진행한 경력 때문에 그는 이화여대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피아니스트’로 대접받지 못했다. 하지만 연주자로 자리매김하려는 그의 소망이 담긴 ‘노영심의 이야기 피아노’ 연주회는 올해로 10년째 계속되고 있다. 18일까지 서울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이어지는 연주회에서 그는 솔직한 이야기를 곁들이며, 자작곡과 가요, 클래식 곡을 편곡해 들려준다.

10일 오후 4시 찾아간 공연장. 피아노의 양옆으로 객석(150석)이 배치돼 반대편 관객들을 ‘감상’할 수 있는 재미가 있었다. 녹턴풍으로 편곡된 동요 ‘오빠 생각’을 따라부르는 어린 딸의 입술에 살짝 손가락을 갖다대는 젊은 어머니의 미소와, 다정하게 손잡고 앉아있는 대학생 커플이나 중년 부부의 모습이 마음을 포근하게 했다.

음악회가 시작되자 그는 지난 10년의 세월을 회상하며 그동안의 뒷이야기와 대표곡 한 곡씩을 들려주었다.

“2000년 길상사 연주회에서는 관객들이 산책하며 음악을 듣도록 꾸몄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저도 하늘과 달빛과 연등을 보며 연주할 수 있어서 참 행복했죠.”

드뷔시 ‘월광’의 선율이 울려퍼졌다. 노영심은 이어 “내게는 달빛이 좀 슬프고 때로는 절망적으로 보인다”며 그런 느낌을 살린 자작곡 ‘월광’을 들려주었다. 그가 꿈꾸는 ‘피를 맑게 하는 피아노 음악’이란 천편일률적인 부드러움을 뜻하지 않는다. 그는 아이들의 경쾌한 몸놀림(학교가는길), 조금은 우울한 서정(피아노 걸), 격정(영화 피아노의 주제곡) 등을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이끌어냈다.

이날은 클래식 기타리스트 이병우가 노영심의 멜로디언 연주에 맞춰 연주했다. 피아니스트 김광민, 첼리스트 양성원 등 날마다 다른 연주자가 출연한다. 평일 오후 8시(14일 오후 3시 공연 있음), 토요일 오후 4시·8시, 일요일 오후 6시. 02-3672-3001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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