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광주 공연을 위해 이동하던 중 전화를 받은 변진섭(43)은 쾌활했다. 26일 오후 6시 서울 서초구 센트럴시티에서 여는 그의 송년 디너콘서트 주제는 ‘동문회’. ‘전성기 추억을 소극적으로 되짚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변진섭은 “그냥 술 한 잔씩 채워 놓고 둘러앉아 편안하게 회포 풀자는 것”이라며 웃었다.
그의 인터넷 홈페이지 프로필의 수상경력은 1993년 이후 공란이다. 대중의 기억도 22년 전 데뷔앨범의 ‘새들처럼’과 1989년 2집의 ‘희망사항’에 멈춰 있다. 활동을 그만둔 적은 없다. 2, 3년에 한 장씩 꾸준히 음반을 내 왔다. 하지만 1, 2집 때 같은 히트곡은 나오지 않았다.
“음악은 개인플레이예요. 대중의 취향은 변하죠. 불특정 다수가 좋아하는 것에 신경 쓰며 노래했다면 지금까지 계속할 수 없었을 겁니다. 색다른 ‘변신’으로 반짝 화제가 되는 것을 도전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럴 재주도 없고요.”
내년 초 발표할 12집도 늘 그랬듯 자신 있는 슬픈 발라드 위주의 8곡으로 채웠다. ‘눈물이 쓰다’ 등 일부 신곡은 공연 때 미리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변진섭은 “나이 들수록 노래할 때 무심결에 튀어나오는 ‘테크닉’을 자제하려 애쓰게 된다”고 했다.
“가창력은 20년 전보다 지금이 낫다고 생각해요. 지금 옛날 음반을 들으면 낯 뜨거워서 손발이 오그라듭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때의 나를 사랑했죠. 철모를 때 냈던 어떤 소리가 사람들 마음에 다가갔던 걸까. 무대에 서서 문득문득 골몰하곤 합니다.” 02-512-9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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