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의 ‘내사랑 스포츠’] “뜨거운 몸을 어찌할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0일 11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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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기왕성한 운동선수들은 스태미나가 좋다. 이 때문에 솟구치는 정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축구스타들 중에는 성 추문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브라질 출신으로 펠레의 뒤를 이어 '축구 황제' 칭호를 받은 호나우두. 그는 2008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3명이나 되는 여성을 동반하고 호텔에 들어갔다. 그런데 웬걸. 방에 들어가 옷을 벗고 보니 이들 3명은 모두 여장 남자들. 나가줄 것을 요청하는 호나우두와 돈을 달라고 요구하는 3명 사이에 싸움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하며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박지성의 소속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선수들은 세계적인 축구스타들. 하지만 시즌이 끝난 뒤 파티 때마다 몇몇 선수들 때문에 성 추문이 터지곤 했다.

2007년 크리스마스 파티 때는 1,2차를 끝내고 리오 퍼디낸드가 동료 몇 명을 소집해 약 1억 9000만원의 경비를 마련한 뒤 90여 명의 젊은 여성들과 질펀한 파티를 벌이다 이중 조니 에번스가 강간 혐의로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거쳐 현재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스캔들 메이커. 맨체스터 소속 당시인 2007년 5명의 매춘부를 집으로 불러들여 놀다가 구설수에 오르는 등 심심찮게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최근에는 프랑스축구대표팀 주축 선수들이 미성년자 성 매수 사건에 연루, 스캔들 직격탄을 맞았다. 프랑스의 프랑크 리베리, 시드니 고부, 카림 벤제마는 미성년자 성 매수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한국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B조 2차전 상대인 아르헨티나의 골잡이 카를로스 테베스도 '끊는 피'를 억제하지 못하고 사고를 쳤다.

3월 아르헨티나와 독일 축구대표팀 간의 평가전을 끝낸 다음날 독일 뮌헨의 호텔에서 미모의 모델과 밀애를 즐긴 게 들통 난 것. "테베스가 예전에 부인과 함께 우리 호텔에 온 적이 있어서 사진을 갖고 있다. 이번에 테베스와 한방을 쓴 여성은 분명 부인이 아니었다"는 호텔 관계자의 제보가 나오면서 발각이 됐다.

특히 테베스는 딸을 위해 경기 중 '젖꼭지 골세리머니'를 펼치고 아내와 딸이 영국 생활 적응에 애를 먹자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가 우승한다면 가족들을 위해 그라운드를 영원히 떠나겠다"고 말하기도 하는 등 가정적인 이미지가 팬들에게 각인된 터라 충격이 더 컸다.

남아공월드컵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출전 32개국 축구대표팀이 속속 합숙훈련에 들어가고 있다.

그런데 아시아 선수들에 비해 유럽이나 남미 선수들의 경우 장기적인 합숙훈련을 잘 견디지를 못하는 게 문제가 된다.

가족과의 사생활을 중요시하는 풍토에다 거액의 몸값을 받는 프로선수들이다보니 아무리 국가대표로서의 의무를 강조해도 잘 통하지 않는다고 한다. 여기에 유럽이나 남미 선수들이 장기간의 합숙훈련을 싫어하는 이유는 성생활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부인, 애인과 오랫동안 동떨어져 있어야 하는 것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

그래서 월드컵 기간 중에도 종종 성 관련 사건이 터지곤 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때는 스위스에 훈련 캠프를 차린 브라질대표팀의 호베르투 카를루스를 비롯한 호나우두, 호나우지뉴 등이 늘씬한 삼바 댄서들과 호텔에서 파티를 벌여 현지 신문에 '브라질 캠프에 섹스 경고가 울렸다'라는 제목으로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브라질 독일 잉글랜드 등의 축구대표팀들은 장기 합숙이 필요한 월드컵 기간에 부인이나 애인을 대동시키기도 한다.

운동생리학자들은 "성관계 때의 에너지 소비량이 미미한 정도이기 때문에 경기 4일전까지는 성관계를 허용해도 된다. 따라서 심리적 안정을 위해 기혼 선수들의 성관계는 허용하는 게 오히려 낫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태극전사들은 어떨까. 2007년 아시안컵 때 몇몇 선수가 숙소를 이탈해 음주 파동을 일으킨 적은 있지만 성 추문을 일으킨 적은 거의 없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지휘 하에 1년 4개월 간 수시로 합숙훈련을 했지만 태극전사들은 수도사 같은 생활을 잘 참아내고 '4강 신화'를 이룩했다.

남아공월드컵에서 최초의 원정 16강 진출을 목표로 세운 한국축구대표팀. 태극전사들의 이런 자제력이야말로 다른 팀이 가지지 못한 큰 무기라 할 수 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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