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포크볼 알아야 일본서도 ‘추풍’ 분다

  • 입력 2009년 2월 27일 02시 58분


추신수(클리블랜드·사진)가 26일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과 첫 합동훈련을 했다.

추신수는 현재 몸이 완전치 않다. 클리블랜드 전지훈련 도중 중견수 그래디 사이즈모어와 충돌해 무릎에 타박상을 입었고 자신의 타구에 오른쪽 발목을 맞아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강흠덕 트레이너가 “무릎보다 발목 부위가 걱정”이라고 말할 정도다.

추신수의 대표팀 발탁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본인은 태극마크를 달기를 바랐지만 구단은 은근히 출전하지 않기를 원했다.

결국 클리블랜드는 조건을 달아 추신수의 출전을 허락했다. 아시아 예선 1경기, 미국에서 열리는 2라운드에서는 2경기에만 외야수로 출전할 수 있다고 못을 박았다.

미국 메이저 종목 팀들은 선수들의 국가대표 발탁을 원치 않는다.

미국프로농구 댈러스 매버릭스의 마크 큐반 구단주는 노골적으로 반대한다. “연봉은 우리가 주는데 다치면 누가 보상해주느냐”며 소속 선수들의 올림픽 혹은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막으려고 노력한다.

뉴욕 양키스도 마찬가지다. 대만 투수 왕젠밍이 WBC 대회에 두 차례 모두 불참한 것은 구단의 압력 때문이다. 클리블랜드가 일본으로 트레이너를 파견하는 것도 구단의 자산 보호 차원이다.

추신수는 이승엽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대안이다. 코칭스태프는 이날 훈련에서 “역시 좋은 타자다”라고 입을 모았다. 김인식 감독(한화)은 “어려운 코스에 방망이가 잘 나온다”며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문제는 있다. 이승엽은 일본을 잘 알고 있는 타자다.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하는 추신수는 일본 투수들의 성향을 잘 모른다.

현재 시나리오대로라면 한국은 일본과 두 차례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기에서 추신수는 이승엽의 역할을 무난히 소화해줘야 한다.

열쇠는 포크볼 대응이다. 김 감독은 “원바운드성 투구를 휘두르면 골치 아파진다. 타석에서 참을성 있게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신수는 지난해 317타수에서 78개의 삼진을 당했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적극적인 타격이 WBC 아시아 라운드에서는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

하와이 호놀루루=문상열 moonsytexa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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